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1일 귀국 기자회견에 실망을 넘어 아연하고 있다.
金대통령이 국민 여론을 '마녀사냥' 으로 규정한 것은 민심을 무시한 것이라며, "발언에는 오만함이 가득하다" 는 등 원색적 비난을 가했다.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재선거 대변인인 이신범 (李信範) 의원은 "그렇다면 언론과 국민이 생사람을 마녀로 만들어 불태워 죽이려 한다는 얘기냐" 고 반박했다.
신경식 (辛卿植) 사무총장도 "대통령이 해외에 오래 있어 국내 민심과 상황을 전혀 모르는 모양" 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국내 실정을 정확히 판단한다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믿는다" 고 비꼬았다.
이처럼 金대통령의 인식이 국내 체감 민심과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것은 단지 해외출장뿐 아니라 "대통령 주변에 맹목적인 충성심과 오도 (誤導) 된 정보보고만이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보전하는 길이라 믿는 세력들이 많기 때문" (張光根부대변인) 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金대통령이 유력 '여론조사기관' 의 조사결과라면서, 金법무장관의 사퇴를 사실상 거부한데 대해선 "국민들의 체감지수와 동떨어진 여론조사에나 의존하니 기가 막히다" 고 힐난했다.
이에 앞서 오전 열린 당직자회의에선 金장관의 경질을 촉구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安대변인은 "읍참마속 (泣斬馬謖) 만이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고 국가 자존심을 되살리는 길" 이라고 압박했다.
김영삼 정권 시절 고위직을 지냈던 한 당직자도 "이번 사태는 현정권 들어 최대의 위기" 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김현철 파동.장학로 뇌물사건을 예로 들며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는 민심을 추스르지 못한다면 민심이반과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장광근 부대변인은 "사모님 한분 살리려다 검찰 전체가 죽어가고 있다" 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