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나라, 연정희씨 과잉보호 질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1일 귀국 기자회견에 실망을 넘어 아연하고 있다.

金대통령이 국민 여론을 '마녀사냥' 으로 규정한 것은 민심을 무시한 것이라며, "발언에는 오만함이 가득하다" 는 등 원색적 비난을 가했다.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재선거 대변인인 이신범 (李信範) 의원은 "그렇다면 언론과 국민이 생사람을 마녀로 만들어 불태워 죽이려 한다는 얘기냐" 고 반박했다.

신경식 (辛卿植) 사무총장도 "대통령이 해외에 오래 있어 국내 민심과 상황을 전혀 모르는 모양" 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국내 실정을 정확히 판단한다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믿는다" 고 비꼬았다.

이처럼 金대통령의 인식이 국내 체감 민심과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것은 단지 해외출장뿐 아니라 "대통령 주변에 맹목적인 충성심과 오도 (誤導) 된 정보보고만이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보전하는 길이라 믿는 세력들이 많기 때문" (張光根부대변인) 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金대통령이 유력 '여론조사기관' 의 조사결과라면서, 金법무장관의 사퇴를 사실상 거부한데 대해선 "국민들의 체감지수와 동떨어진 여론조사에나 의존하니 기가 막히다" 고 힐난했다.

이에 앞서 오전 열린 당직자회의에선 金장관의 경질을 촉구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安대변인은 "읍참마속 (泣斬馬謖) 만이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고 국가 자존심을 되살리는 길" 이라고 압박했다.

김영삼 정권 시절 고위직을 지냈던 한 당직자도 "이번 사태는 현정권 들어 최대의 위기" 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김현철 파동.장학로 뇌물사건을 예로 들며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는 민심을 추스르지 못한다면 민심이반과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장광근 부대변인은 "사모님 한분 살리려다 검찰 전체가 죽어가고 있다" 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