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패션위크 행사에서 디자이너 필립 림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무대 위를 걷고 있다. [뉴욕 로이터=뉴시스]
뉴욕 패션위크와 같은 무대에서 ‘상업적’ 컬렉션을 선보이는 건 디자이너의 수치로 여겨졌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패션 트렌드도 바꿔 놓았다. 값비싼 드레스보다 실용성을 강조한 캐주얼이 떴다. 가격대도 20% 이상 떨어졌다. 디자이너 자크 포슨은 “가격대를 낮추기 위해 면 소재를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브닝 드레스보다 낮에 입을 수 있는 평상복이 더 많이 나온 것도 올해 패션위크의 특징이다. 디자이너의 개성을 살리는 데는 이브닝 드레스가 제격이지만 올해는 작품성이 실용성에 밀렸다. 디자인을 단순화한 대신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 의상도 많이 눈에 띄었다.
뉴욕 디자인계의 차세대 유망주로 뜬 한국계 디자이너 리처드 채, 두리정은 물론 최범석이나 애니앤뎁의 김석원, 윤원정도 이번 패션위크에 참여했다. 특히 리처드 채의 작품은 미국 언론으로부터 “젊으면서 창의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프리카 토종 디자이너 4명이 꾸민 ‘어라이즈 아프리카(Arise Africa)’ 쇼도 패션계의 시선을 끌었다. 화려한 색상과 아프리카 토속 문양을 응용한 디자인이 참신했다. 패션쇼에서 아시아·아프리카 모델이 부쩍 늘어난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
뉴욕=정경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