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곡, 같은 오케스트라도 지휘자에 따라 다른 음을 내는 것처럼 같은 극본, 같은 배우라도 연출가에 따라 다른 색을 지니게 된다. 이같은 원리를 연극에 도입한 옴니버스 연극 '키스' 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윤영선의 희곡 '키스'를 토대로 3가지 상황의 키스를 선보이는 이 연극이 지난 2년간의 대학로 무대를 뒤로 하고 한강을 건너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6월 8일~7월 4일까지 공연된다. 02 - 580 - 1300.
연출자는 차례로 김동현.박상현.이성열. '키스' 는 97년 희곡을 쓴 윤영선 연출작품과 별도로 윤영선보다 10년 아래 연배인 이성열이 다른 방식으로 무대에 올린 것이 계기가 돼 옴니버스 형식으로 탄생했다. 여기에 박상현이 언어를 배제한 1인 마임극 '혼자하는 키스' 를 덧붙여 지금의 형식이 됐다.
첫번째 무대는 '둘이 하는 키스' .짧고 함축적인 언어로 이루어진 윤영선 원작에 가장 충실한 형태다. 극은 동떨어진 공간에 놓여진 두 남녀의 대사로 시작한다. 그 말들은 그 자체로 의미있다기 보다 키스로 다가서기 위한 장치이다.
두번째 무대로 마임배우 남긍호를 등장시킨 '혼자하는 키스' 는 키스의 의미를 인간의 고독과 소외로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의 열띤 반응을 얻었던 이성열의 '여럿이 하는 키스' 에는 11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