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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부인들, 또다른 의상실서 거액옷 구입시도 의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동아그룹 최순영 (崔淳永) 회장 부인 이형자 (李馨子) 씨의 '고가 의류 로비' 의혹과 관련, 장관 부인들이 '라스포사' 와 '앙드레 김' 은 물론 제3의 고급 의상실에서도 거액의 옷을 구입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장관 부인들이 '앙드레 김' 과 '페라가모' 등에서 2천여만원 어치의 옷을 구입하고 대신 갚아줄 것을 요구했다" 는 李씨의 주장과 맞물려 주목된다.

한 장관급 부인 A씨는 27일 "지난해 12월 강인덕 (康仁德) 전 통일부장관 부인 B씨가 '옷구경이나 가자' 고 해 김태정 (金泰政) 전 검찰총장 부인과 함께 서울강남구청담동의 한 수입브랜드 의상실에 간 적이 있다" 고 밝혔다.

이곳에서 金전총장 부인이 스웨터를 하나 입어봤는데 주인에게 "얼마냐" 고 묻자 주인이 "3백만원" 이라고 해서 구입을 포기했다는 것.

그러자 B씨가 "옷이 너무 예쁘니 내가 사주겠다" 며 구입을 권유했으나 金전총장 부인은 끝내 옷을 사지 않았다고 이 부인은 덧붙였다.

이후 金전총장 부인이 당시 일을 얘기하면서 "그분 (B씨) 행동이 좀 이상했다" 고 말했다는 것.

A씨는 또 "청담동 수입브랜드 의상실에 가기 직전 金전총장 부인이 딸 약혼식 의류를 대여하기 위해 B씨 등과 함께 앙드레 김 의상실에 간 적이 있다" 고 말했다.

A씨는 "앙드레 김 의상실에서 金전총장 부인이 1백20만원짜리 정장을 구입하자 B씨가 '당신에게 평소 신세진 게 많으니 오늘 선물 하나 하겠다' 며 30만원짜리 블라우스를 골라 직접 돈을 지불한 뒤 金전총장 부인에게 건넸다" 고 말했다.

이후 金전총장 부인은 청와대 사직동팀에서 조사를 받게 되자 "그 블라우스만 보면 속이 상해 옷장 구석에 처박아 뒀다" 고 털어놓았다고 A씨는 전했다.

'라스포사' 에서도 마찬가지. 지난 연말 B씨가 "예쁜 옷을 반값에 할인하는 곳이 있으니 가보자" 고 해 金전총장 부인 등과 함께 구경을 갔다.

마침 金전총장 부인도 '라스포사' 상품권을 갖고 있었고 딸 약혼식도 앞두고 있어 흔쾌히 동의했다.

옷을 고르다 밍크 반코트를 입어본 金전총장 부인은 "딸에게 주고 싶다" 며 주인에게 가격을 물어봤다.

하지만 "너무 비싸다" 며 다른 옷만 사고 나가려 하자 여사장이 밍크 반코트를 몰래 차 트렁크에 넣었으며 金전총장 부인은 이 옷을 2~7일 후에 다시 되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최근에도 金전총장 부인으로부터 "B씨가 나에게 '아우님, 시간 좀 내줘. 만날 사람이 있어' 라고 말했으나 알고 보니 崔회장쪽 사람이어서 거절했다" 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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