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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세계경제는 여성에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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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009 아시아여성경제인 대회 개막식 참가자들이 17일 행사장인 서울 남산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다이애나 애브루지 세계여성상공업협회장,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프랑수아 포닝 세계여성경제인협회장, 안윤정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은구엔 티도 완 베트남 국가 부주석, 변도윤 여성부 장관,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로리 소콜 그린매터스 발행인, 펑추이 중국 여성기업가협회 부회장 . [연합뉴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고, 경제력이 커지면서 향후 세계경제는 여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세계경제의 이머징 마켓으로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곳은 중국·인도가 아니라 바로 ‘여성’”이라고 보도했다.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여성이 벌어들인 소득은 10조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08년 중국(4조4000억 달러)과 인도(1조20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남녀 소득격차도 빠르게 좁혀지면서 앞으로 5년간 전 세계 여성의 소득이 5조 달러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미국 여성정책연구소의 하이디 하르트만 대표는 “미국 여성의 소득이 이미 남성의 77%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최근 “불황기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고용시장에 나서면서 여성 경제활동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며 “남성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6월 미국의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여성은 49.8%를 차지했다. 현 추세라면 조만간 남성을 앞지를 전망이라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전통적인 남성 일자리인 건설·제조업에서 대량으로 실직자들이 나온 반면, 불황에도 성장세를 보이는 헬스케어 분야 등에서는 여성이 많이 취업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남녀 간 교육 수준의 격차가 사라지면서 선진국·개도국 구분 없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도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41.6%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집에서 무엇을 구매할지를 결정하는 권한이 여성에게 넘어간 지는 이미 오래다. 특히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에선 여성이 주로 소비를 결정한다. BCG는 지난해 전 세계 소비 규모 18조4000억 달러 가운데 여성이 결정해 지출한 게 12조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먼삭스는 지난달 ‘지갑의 영향력’(The Power of Purse)이라는 보고서에서 “여성의 소비는 건강과 교육, 자녀의 복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여성은 미래 경제성장의 동력”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여심(女心) 잡기에 나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다. 컴퓨터 제조업체 델은 ‘핑크색으로 바꾸기’(make it pink)란 이름으로 여성에 대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마이클 J 실버스타인 BCG 부대표는 “여성들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이느냐가 불황 이후 기업들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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