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주인공인 준은 요즘 세상에서는 보기 드문 담백한 청년으로 의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간소한 삶이 간편한 삶이라고 규정짓는 남자이다. 그에게 있어서 단 하나의 친구는 바로 ‘진’이다. 진과 그는 의대에서 ‘하품하는 쌍둥이’로 불리고 있다. 그의 친구인 진과 함께 ‘레인 캐슬’이라는 고시원으로 공부를 하러 가면서부터 그의 삶의 방식은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그 곳에서 기묘한 체험을 통해 한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갑자기 사라졌다가 갑자기 튀어 나오는 미확인 물체처럼 언제나 꿈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서 준에게 나타난다. 준은 끊임없이 그녀를 갈구하지만 대부분의 시간들을 불확실한 꿈속에서 함께한다.
이 책은 꿈의 이야기다. 나는 반복해서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여자는 바로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때론 악몽 같기도, 때론 환상 같기도 한 꿈을 닮았다. 주인공은 그녀를 보기 위해 잠을 자지만 막상 꿈에서 그녀를 만나면 도망친다. 달콤한 목소리와 육체에 취했다가도 어느새 악몽에서 벗어나려는 것처럼 도망치고 있는 자신을 보며 혼란스러워 한다.
성혜진 (전도사·인천 부평구 십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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