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 회장 부인 로비설 파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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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동아그룹 최순영 (崔淳永) 회장 부인 이형자 (李馨子.54) 씨의 여권 고위층을 상대로 한 구명 로비설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청와대가 직접 해명에 나서는 등 사태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26일 의원 일동 명의의 결의문과 4개항으로 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 를 채택하고 50여명의 의원들이 버스에 분승, 청와대 앞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이는 사태로 이어지면서 본격적 정치쟁점이 되고 있다.

◇커지는 의혹 = 이형자씨의 여동생 (51) 은 26일 서울서초구양재동 횃불선교센터에서 "장관급 부인들이 언니가 건네는 금품을 거절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며 오히려 옷값을 대신 내달라고 암묵적으로 전해왔다" 며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언니가 평소 거래가 없던 라스포사에서 옷을 사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고 주장했다.

또 이형자씨는 서면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평소 친분이 돈독했던 강인덕 (康仁德) 당시 통일부장관 부인 (62) 이 '김태정 (金泰政) 검찰총장의 부인 (51) 이 崔회장이 구속된다고 말하고 다닌다' 고 귀띔해 주면서 '그분의 옷을 사주면 어떻겠느냐' 는 제의를 해와 지불을 고려했다" 고 말했다.

李씨는 또 "다음날 康전장관 부인이 '옷을 수천만원어치 더 샀는데 추가로 결제해줄 수 있느냐' 고 말하길래 공무원 부인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화를 내고는 지급을 거절했다" 며 "이후엔 라스포사 정리정 (본명 鄭一順.55) 사장이 나와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그분이 밍크코트 세벌 등 수천만원대의 옷을 살 계획' 이라며 대금 지급 여부를 세번이나 확인하기도 했다" 고 주장했다.

李씨는 또 "대금 지불을 거절하자 곧바로 남편 (崔회장) 이 구속됐다" 며 "청와대 조사 과정에서 康전장관 부인과 대질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고 말했다.

◇진실규명 촉구 = 한나라당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장관 부인들에 대한 고급의상 상납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며 "청와대는 이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일벌백계의 심정으로 진실을 밝혀 엄중처리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도 의혹해소 차원에서 정부측에 규명을 촉구했다.

◇청와대 해명 = 청와대 박주선 (朴柱宣) 법무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1월 그같은 소문이 돌아 내사를 해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내사종결했다" 고 밝혔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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