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천사가 꿈꾸는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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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단편영화 '영원한 것들' 의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던 프랑스 감독 에릭 종카 (33) 는 어느날 후보자들 중에서 커다란 베낭을 짊어진 한 소녀를 발견한다.

그녀가 내민 일기. 도시에서 도시로 떠돌던 이야기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그녀의 삶의 방식이 감독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영화가 '천사가 꿈꾸는 세상' .젊은 감독의 데뷔작이지만 이 영화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사상 처음으로 두 여배우가 공동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낯선 도시에서 만난 두 여자 이자 (엘로디 부셰) 와 마리 ( 나타샤 레이에) 의 어둡고 쓸쓸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렸다.

프랑스의 인기배우이자 모델인 엘로디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레니에가 보여주는 스물한 살의 자연스런 연기가 영화보는 재미를 더한다.

배우를 따라 끊임없이 유영하는 핸드헬드 (들고 찍는) 카메라와 슈퍼 16㎜의 거친 입자로 묘사해낸 사실적인 영상이 특징. 완급을 조절하며 이야기를 탄력 있게 끌어가는 감독의 역량이 돋보인다. 29일 개봉.

이은주 기자

작품성 ★★★☆ 오락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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