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점차 금 못땄지만 '체조 강국' 우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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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에서 딴 메달은 개인 종목 메달보다 여섯배쯤 값진 것입니다."

한국 체조가 남자 개인종합에서도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것도 은메달과 동메달을 한꺼번에 수확했다.

▶ 김대은(左)과 동메달을 딴 양태영이 시상대에서 월계관을 쓴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아테네=사진공동취재단

체조 유망주 김대은(19.한국체대)은 19일(이상 한국시간) 새벽 올림픽인도어홀에서 열린 남자 개인종합에서 57.811점을 따 양태영(24.경북체육회.57.774점)과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김대은 은, 양태영 동. 두 선수는 미국의 폴 햄이 개인종합 마지막 경기인 철봉연기를 할 때까지 나란히 1, 2위에 랭크돼 금.은메달을 기대했다.

3위로 처져 있던 햄은 막판 뒤집기를 위해 고난도인 한손 비틀기를 시도했고, 완벽한 착지로 연결시켜 9.837점을 받았다. 합계 57.823점으로 1위. 뒤집기에 성공한 것이다. 0.012점 차로 체조 첫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한국은 단체전 4위에 이어 개인종합 2, 3위에 올라 체조 강국 대열에 올랐다.

대표팀 윤창선 코치는 "개인종합은 체조를 정말 잘해야 하는 선수가 메달을 딴다.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에 작은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지만 그동안 우리를 얕잡아 보던 일본.루마니아.러시아 등 체조 강국의 자존심이 상할 것"이라며 감격했다.

김대은은 선배(양태영)를 제치고 은메달을 딴 게 마음에 걸린 듯 "단체전에서 메달을 못 따고 혼자 메달을 딴 것이 미안하다"고 겸손해 했다.

한국 체조의 간판 양태영은 다섯번째 종목인 평행봉까지 중간 합계에서 48.062점으로 햄(47.986점)을 근소하게 앞서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취약 종목인 철봉에서 물러서야 했다.

착지에서의 감점으로 9.712점을 받는 데 그쳤다. 단체전과 개인종합경기를 모두 마친 한국은 양태영이 유일하게 철봉 개인 결승에 진출, 23일 다시 한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아테네=특별취재팀

***아테네 올림픽 특별취재팀
◆스포츠부=허진석 차장, 성백유.정영재.김종문 기자
◆사진부=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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