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40m천장서 줄 끊어져 美프로레슬러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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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레슬링은 쇼가 아닙니다. " 24일 (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캠퍼 아레나에서 벌어진 프로레슬링 (WWF) 경기중 '푸른 악마' 라는 별명의 레슬러 오언 하트 (33)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트는 이날 40여m 높이의 천장에서 링까지 내려오는 깜짝쇼를 펼치려다 몸을 지탱해줄 케이블선이 끊어지면서 추락했다. 하트는 링의 조임나사 부분에 머리를 부딪혀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곧바로 숨을 거뒀다.

사고 직후 장내 해설가는 "실제 상황" 이라고 방송을 거듭했으나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4천여 관중들은 인기 레슬러의 죽음을 쉽게 믿지 않았다.

관중 가운데는 "각본상 심판을 구타하거나 피를 흘리는 레슬링의 거짓 연기처럼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마네킹을 내던진 것으로 생각했다" 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관중들은 하트의 사망소식을 믿게 된 뒤에도 예정대로 진행된 나머지 경기를 함성을 지르며 관전했다.

이날 경기는 유료 케이블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중계됐으나 마침 하트의 프로필이 소개되는 순간에 사고가 나 이 장면은 중계되지 않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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