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마찰에 닭발 새 변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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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닭발’이 미국·중국 간 통상 마찰에서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7일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제한하겠다고 위협하지만 중국인들이 워낙 닭발을 좋아해 실행에 옮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은 미국산 닭발의 최대 시장이다. 중국은 지난해 2억8000만 달러어치 42만1000t의 닭발을 미국에서 수입해 갔다. 미국에선 즐겨 먹는 닭가슴살을 많이 얻기 위해 덩치가 큰 닭을 키우는데, 이에 따라 자연히 닭발도 큰 것이 나온다. 가금류 산업 전문가인 폴 아호는 “미국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크고 육즙이 많은 닭발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이를 끊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닭발을 수출하는 업체들도 중국 정부의 발표에 우려가 컸지만, 수출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닭고기 생산업체인 샌더슨 팜스의 마이클 코크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고객들로부터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닭발 시장은 수익성 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에선 닭발이 여러 요리 재료로 널리 쓰이지만 미국에선 거의 팔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파운드당 몇 센트에 불과한 닭발이 중국에서는 60~80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만일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제한하면 업체들은 닭발을 헐값에 처분해야 할 판이다.

케이토연구소의 무역 전문가 대니얼 그리스월드는 “닭을 갖고 게임을 한다면 미국도 잃을 게 많지만, 중국이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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