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음봉면에서 헬기카페 시누크를 운영 중인 장정희(작은 사진)씨. 장씨는 10여 년간 수작업으로 시누크 모형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시누크(큰 사진) 내부에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사진=조영회 기자]
◆10년 간 망치로 시누크 제작=그는 20대부터 음악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서울에서 생활하다 90년대 중반 고향인 아산에 내려왔다. 음악을 하던 그는 아산에 작업실을 만들고 싶었다. 음악·그림·영화 등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과 새로운 문화가 필요했다. 작업실을 구상하던 중 그의 머리 위로 시누크 한대가 지나갔다. 그는 짧은 순간 지나간 시누크를 보고 ‘저거다’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 후 시누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장난감 시누크를 조립하면서 모습을 구상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본래 손재주를 타고 났지만 시누크를 만들기 전에 3년 동안 용접학원에서 용접을 배운 게 도움이 됐다.
하지만 제작과정이 그리 녹록하진 않았다. 그는 “아산온천단지 가까이에 이런 게 만들어지면 주위에 많이 생기게 된다고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제작하며 크고 작은 부상도 있었지만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회상했다. 시누크 문화공간은 200여 명의 후원자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철판 한 장·페인트·용접봉 등 하나하나의 작은 도움이 모여 시누크가 만들어졌다. “시누크를 아끼는 마음에 본인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꺼이 후원을 해줬다”며 “혼자 한 작업이었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초로 시누크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몰고 왔다는 한국 공군 연대장도 방문을 했다. 그는 모형 시누크에 놀라움과 함께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그 후 한국 공군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그는 한국 공군 부대에 초대받아 실제 시누크를 타보기도 했고 자세한 설명까지 덤으로 얻었다.
시누크는 겉으로 보는 즐거움은 물론 내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블랙이글 비행복과 걸프전 참전용사가 직접 벗어 놓고 간 비행복·보잉사에서 기증한 액자 등 다양하다. 조종석의 계기판 등도 미군들이 가져다 놓은 것이다. 조종석 옆에 놓인 드럼·기타·앰프 등은 들국화와 사랑과 평화 등 밴드에서 기증했다.
보여줄 것이 많아 이것저것 설명하던 그는 “내부에 있는 것들은 모두 기증 된 것들로 더 값지다”며 “카페로 많은 돈을 벌기 보다는 예술가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시누크에 일년에 한번씩 60여명의 서울의대 학생들이 의료봉사를 온다. 일주일 동안 시누크에서 인근지역의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그는 서울의대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백경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