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팝팬 우롱하는 공연기획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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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영화 '쉬리' 주제가 '웬 아이 드림' 으로 스타덤에 오른 영국여가수 캐롤 키드가 22일로 예정된 내한공연을 5일 앞두고 돌연 취소, 티켓을 미리 산 3천여명이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를 빚었다. 키드는 공연취소와 관계없이 14일 입국, TV.라디오프로에 출연하며 '공연홍보' 를 하고있다.

공연기획사 측은 "미국측 공연 기획자가 매표를 50% 책임진다고 했다가 막판에 무산시켜 흥행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그래서 부득이 연기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공연계에서는 미국측의 확답을 분명하게 받지않고 홍보.예매부터 나선 졸속 기획의 결과로 보고있다.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한다고 기획사가 발표한 이은미.김광민등도 동의를 얻지않고 소문부터 낸 것으로 드러났다.

IMF로 인해 지난해 극도로 위축됐던 해외팝가수 내한공연이 올들어 조금씩 늘고있다.

그러나 제대로 절차를 밟지않고 홍보부터 하는 한탕주의 흥행관행이 여전해 팝팬들을 실망시키고있다. 문서계약과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서구 공연업자들 사이엔 한국이 전근대적 흥행방식을 버리지 못한 나라로 소문나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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