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잦은 홈런허용 오른쪽 허벅지가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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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박찬호 (26.LA 다저스) 의 '홈런 고민' 에 대한 해법이 오른쪽 허벅지에 있다. 박은 올 시즌 7경기만에 무려 9개의 홈런을 내주며 홈런공장장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볼끝이 무뎌졌고 변화구의 각도도 예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박의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이 약해지면서 볼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어서다.

박은 홈런 3개를 내준 지난 10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7회초 1백6개째의 투구를 시도하다 볼을 뿌리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표시였다.

박은 경기가 끝난 뒤 "몸에는 이상이 없다" 고 말했지만 투구 때 축이 되는 오른쪽 다리 (특히 허벅지 안쪽 근육)가 상체를 충분히 지탱해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정통파 투수의 경우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이 약해지면 볼끝에 힘을 싣지 못한다. 오른쪽 다리가 일찍 주저앉기 때문에 상체를 충분히 앞으로 끌고 나오지 못하고 볼을 놓아버리기 때문이다.

볼이 높아지고 끝에 힘이 없어지는 건 당연하다. 국내최고 투수로 불리는 정민태 (현대) 의 경우 지난 4월 8일 잠실 두산전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낀 뒤 눈에 띄게 볼끝이 무뎌졌다.

정은 지난 6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자신의 최다인 3개의 홈런을 내주며 패전을 기록했다.

정민태와 박찬호가 함께 겪고 있는 '오른쪽 허벅지 홈런 증후군' 에 관해 두산 김인식 감독은 "투수들은 러닝을 할 때 곧게 뛰는 러닝 뿐만 아니라 지그재그로 달리며 허벅지 근육을 고르게 발달시켜야 한다" 며 허벅지 안쪽 근육에 힘을 기를 것을 권했다.

박은 또 글러브를 낄 때 밖으로 노출된 왼손 검지손가락이 직구 때는 펴지고 변화구 때는 글러브 쪽으로 붙는다는 지적에 따라 구질노출을 막기 위해 11일부터 검지부분에 커버를 만든 글러브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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