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새뚝이] 열린교육 실천 쌍용중 이길종 교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충남 천안 쌍용중 이길종 (59) 교장은 올해 교육주간 (10~16일) 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보람을 느낀다.

오랫동안 꿈꾸던 이상이 결실을 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李교장은 충남교육청 생활지도장학관을 거쳐 지난해 개교한 쌍용중을 맡았다.

그러나 처음에는 열악한 교육환경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도 각 교실엔 컴퓨터.교육용TV가 없을 정도다.

李교장은 과감한 '방과후 수업' 등의 개혁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창의적인 특기.적성교육을 통해 국내 최고의 명문학교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고 말했다.

李교장은 교원 조직을 체험학습부.열린교육부 등 교육개혁 추진 위주로 개편하고 지난해 7월 논술.영어회화 등 10개 수학영역과 무용.택견 등 7개 특활영역에서 방과후 수업을 개설했다.

그는 "강사 확보를 위해 지역 반상회보를 통해 지역주민.학원강사의 참여를 유도했고 강사섭외 전담요원까지 뒀다" 고 말했다.

개설과목이 다양한데다 수강료도 강좌당 1만4천 (독서토론)~5만원 (무용) 으로 저렴해 지난해엔 1학년 3백84명 중 79%인 3백3명이 참여했다.

애니메이션 과목의 경우 지난 겨울방학 때는 지역 대학생 3명이 함께 수강했을 정도. 올해는 영어 만화읽기.보석감정.연기 등 교과.특기영역에서 70개 프로그램을 개설, 학생 8백75명 중 6백13명 (70%) 과 주민.학부모 35명이 58개 강좌를 수강 중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 27명에 대해선 학교가 수강료를 지원했다.

37개 교실의 반 팻말 밑에는 방과후 수업 2~3개 과목과 강사 이름이 적혀 있어 대학을 연상케 한다.

강사진도 두터워져 쌍용중 교사 33명 중 25명, 학부모 4명, 대학교수 6명, 학원장.대학생 23명 등 58명으로 늘었다.

영국 국적에서 귀화한 선문대 李민호 (45.영국명 멀러리 리스) 영어학부장은 "올해 딸이 이 학교에 입학했는데 교장선생님의 요청으로 원어민 영어회화를 맡았다" 고 말했다.

李교장은 "다른 학교 학부모.학생들도 수강을 원하는 등 지역중심 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며 "새로운 교육환경에는 열린 학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천안 = 오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