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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PLO 연락사무소 폐쇄 갈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오는 17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을 닷새 앞두고 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인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예상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 사무소인 '오리엔트 하우스' 를 폐쇄하려는 데 대해 PLO측이 "경찰진입 등 이스라엘 법의 적용을 단호히 거부한다" 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2일 오리엔트 하우스의 폐쇄를 지시하면서부터 긴장은 고조되기 시작됐다.

PLO자치정부가 이스라엘 독립 51주년 기념일인 21일 오리엔트 하우스에서 아랍 4개국 대사들을 접견하는 등 정치활동을 했다는 이유다.

이스라엘과 PLO 독립정부 중 어느 쪽에 속하게 될지 지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동예루살렘에서 PLO의 정치활동은 양측간 평화협정에 위반된다는 것. 그러나 PLO나 서방측은 네타냐후 총리의 오리엔트 하우스 폐쇄결정이 선거전의 일부라며 비난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의 에후드 바라크 당수에게 다소 밀리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에서 온건노선을 걷고 있는 바라크 당수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스라엘 국민의 반 (反) PLO 정서를 이용하려는 선거전략이라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의 일방적 독립반대^동예루살렘 반환불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양측간의 긴장은 이스라엘 경찰이 지난 10일 오후 "24시간 내에 폐쇄하라" 고 명령, 최고조에 달했다.

PLO의 오리엔트 하우스 상주대표인 파이잘 후세이니 변호사는 "대규모 소요가 촉발될 수도 있다" 고 경고했다.

현재 대규모 이스라엘 경찰병력이 오리엔트 하우스를 둘러싸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달 초 PLO 중앙위원회가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원래 5월 4일로 예정했던 독립선언을 최소한 이스라엘 총선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사태도 평화적으로 마무리되도록 양측에 촉구하고 있다.

동예루살렘은 지난 67년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에 병합됐으며, PLO측은 앞으로 세울 독립정부의 수도로 정할 방침인 반면 이스라엘은 결코 내줄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92년 이곳에 문을 연 오리엔트 하우스에는 이스라엘 정착촌 감시활동 업무실, 팔레스타인 국제구호단체 활동 조정 사무실, 상주대표인 후세이니 변호사의 개인사무실 등이 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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