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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정보통신사 이름 어떻게 지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이름 좋아야 살아남는다. ' 벤처기업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정보통신 업계에서는 강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회사나 서비스 이름을 짓는데도 벤처정신 (?) 이 담겨있다.

이름들이 만들어진 배경을 보면 참으로 우연한 기회나 순간에 번득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프로그램업체인 '야후' 는 소설 걸리버여행기에서 힌트를 얻은 것. 걸리버가 말이 지배하는 섬에 표류했는데 그곳에서는 원숭이처럼 생긴 짐승을 야후라 불렀다. 말들은 걸리버를 아는 것이 많은 '똑똑한 야후' 라 이름지었다.

세계적인 인터넷 장비회사인 시스코는 '샌프란시스코' 에서 뒷 부분을 따온 것이다. 창업자인 레오나르드 보섹 부부는 몇밤을 새우면서 고민하다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건너면서 '시스코' 란 이름을 떠올렸다. 회사 로고도 금문교를 본땄다.

컴퓨터회사 애플은 원래 창업했던 미 캘리포니아주 샌호제이 근처에 사과밭이 많아 지은 이름. 대표적인 기종 매킨토시는 그 지역에서 나는 사과종류다.

회사 로고인 '한입 먹은 사과' 는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처음으로 사과를 한입 먹자 인간으로서의 자각이 생겼다는 성서의 내용을 시각화 한 것. 즉 애플이 컴퓨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지능의 역사가 생겨났음을 소비자들에게 암시한다는 것이다.

경쟁 컴퓨터업체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의 '선' 은 스콧 맥닐리회장 등 창업자 모두 스탠퍼드출신이란느데 착안해 '스탠퍼드 유니버시티 네트워크' 의 첫머리를 딴 것이나 나중에는 태양을 많이 연관시키고 있다.

중형컴퓨터 '솔라리스' 는 태양, 또 다른 기종인 '스파크' 도 섬광을 뜻한다. 그러나 이 회사의 인터넷언어 '자바' 는 개발자들이 즐겨 마시던 커피 이름을 끌어온 것이다.

인터넷 검색엔진 알타 비스타는 회사 관계자들이 칠판에 여러 후보를 놓고 갑론을박하다가 창업지 도시이름인 팔로 알토와 우연히 튀어나온 '전망' 이란 뜻의 '비스타' 를 섞어 만들어 진 것. 유명 회사의 이름을 슬쩍 흉내낸 것도 있다.

휴렛팩커드와 전화회사 벨의 이름을 합쳐 만든 PC제조업체 팩커드벨이 대표적인 예로 단시간에 기업인지도를 높여 소비자시장을 파고 드는데 성공했다.

세계적인 그래픽 소프트웨어업체 어도비도 지역특성을 고려한 작명. 미국 산타페 인근지역의 토양이 독특한 붉힌 색 (어도비) 이었는데 남다른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이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데이터베이스 업체 오라클은 국방부 프로젝트 이름을 차용했지만 원래 이 뜻은 성광 (聖光) 이란 뜻의 '오라' 에 물체를 의미하는 '클' 을 붙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한솔PCS의 원샷이 신선한 착상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의 홀인원을 연상시키듯 단번에 통화가 된다는 뜻이다. 회사이름으로는 두루두루 통신이 되는 네트워크라 해서 지은 두루넷이 좋은 작명으로 꼽힌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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