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분쟁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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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관세를 물리기로 하자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해 양국 간 통상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천더밍 중국 상무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부과는 극단적 보호무역 조치이며, 양국 경제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상무부는 성명에서 “최근 국내 제조업계에서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 제품 일부가 덤핑 가격으로 보조금을 받고 불공정한 무역 수단을 거쳐 중국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불만이 접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선공은 미국이 먼저였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승용차와 경트럭용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앞으로 3년간 35~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타이어에는 기존 관세(4%)에 추가로 첫해에는 35%, 2년째 30%, 3년째 25%의 관세가 더 붙게 된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타이어 산업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공정성과 법에 기초해 조치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산 타이어 18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미국의 결정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는 WTO의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약속한 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반발이 커지자 백악관은 “이번 조치는 정당한 무역 규정을 집행한 것이지 무역 분쟁을 촉발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해명에 나섰다. 관세율도 당초 건의된 수준(55%)보다 대폭 낮췄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나 미국의 결정에 중국이 반덤핑 조사 착수라는 정공법을 택함에 따라 양국 간 통상분쟁이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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