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청소년 축구대회 결승 오르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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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한국축구는 16년전인 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다시는 그러한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4강 신화' 로 남았다.

한국이 세계청소년대회와 월드컵 본선에 계속 출전하는 동안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시던 일본은 10년전부터 거국적인 축구 투자에 나섰다.

2002월드컵 유치라는 장기계획 아래 유소년 축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95년과 97년 세계청소년대회 8강,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진출에 이어 이번에 세계청소년대회 결승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아시아국가 최초의 세계대회 우승국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일보직전이다. 일본은 한국이 '정신력' 과 '투지' 를 앞세워 반짝 성적에 열을 올리는 동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

한국은 그동안 일본에 강하다는 사실 하나만 앞세워 일본의 투자를 평가절하했었다.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도 한국은 일본을 예선과 결승에서 두번이나 격파, 일본에 대한 우위를 확인하면서 세계선수권에서의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국은 세계수준과 격차를 보이면서 예선탈락한 반면 일본은 세계수준의 조직력과 개인기를 발휘하며 결승에 올랐다. 한국이 이루지 못했던 아시아 축구의 세계화를 일본이 앞장서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여전히 투자에 소홀히 한다면 3년후 2002월드컵에서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도 바라보고 있다. 다만 미드필드를 지휘했던 오노 신지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에 나오지 못하는 게 걸림돌이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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