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JP… 내각제설 난무에 김중권 실장에 항의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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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 (金鍾泌) 총리가 21일 단단히 화가 났다.

이유는 '대통령과 총리가 내각제 개헌을 내년 16대 총선 이후 추진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는 모 방송사의 20일 저녁뉴스 때문이다.

金총리는 '자민련 일부 의원들이 서상목 (徐相穆)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때 조직적인 반란을 도모했다' 는 괴문서에 이어 이같은 보도가 나온데 대해 심한 불쾌감을 표출했다고 한다.

金총리는 오효진 (吳효鎭) 공보실장을 통해 "전혀 그런 일이 없다" 고 단호히 부인했다.

특히 金총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 주변' 을 꼬집어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 주변이 누구냐는 질문에 吳실장은 "구체적으로 지칭한 건 아니다" 면서도 " (청와대와 국민회의에서) 의도적으로 흘렸을 수 있다는 의미같다" 고 말했다.

金총리는 이날 아침 일찍 김중권 (金重權)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통령 의도와 전혀 다르게 주변에서 잘못하고 있다" 는 말을 했다고 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를 '경고' 라고 해석했다.

金총리의 노기 (怒氣) 를 전해들은 김정길 (金正吉)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총리를 찾아가 해명하기도 했다.

이날 金총리의 반응은 차제에 내각제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움직임에 강력히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金총리는 "대통령과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런 말들을 해대는 것은 옳지 않다" 는 말로 은근히 대통령과 얘기가 잘 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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