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런던마라톤 여자우승자 상금복 터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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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런던마라톤과 로테르담마라톤.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지난 18일 (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열린 두 마라톤대회의 주최측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런던대회 여자우승자가 뜻밖의 횡재를 했다.

행운의 주인공은 케냐의 조이스 쳅춤바. 그녀는 이날 오후 5시에 출발한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23분21초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 5만5천달러 (약 6천6백만원) 의 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두시간 후에 열린 로테르담마라톤에서 테글라 로루페가 35초 앞선 2시간22분46초로 우승하자 런던대회 주최측은 발칵 뒤집어졌다.

권위와 수준에서 한 수 위라고 생각해왔던 런던측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고 뒤늦게 억지춘향격으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로테르담에서는 남녀가 동시에 출발, 여자선수가 남자선수의 페이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진정한 기록으로 인정할 수 없다. 남자보다 30분 일찍 출발, 여자끼리만 뛴 런던대회 기록이야말로 진정한 여자 세계신기록이다."

그리고는 쳅춤바에게 12만5천달러 (약 1억5천만원) 라는 특별보너스를 안겨줬다.

지난 대회 3위였던 19세의 쳅춤바는 '대회를 잘 골라 뛴' 덕분에 돈다발에 올라앉게 됐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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