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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결산법인 올 상반기 실적 들여다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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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올 상반기 영업 성적표가 나왔다.

상반기 전체로는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지만 2분기 들어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 거래소, 수출 기업들 이익잔치=상장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으로 보면 삼성전자.하이닉스.LG필립스LCD 등 수출 관련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단연 돋보였다.

삼성전자의 순이익(6조2719억원)은 코스닥 기업 전체 순이익의 5배를 넘는 것이었다. 이 회사의 순이익은 거래소 기업 전체 순이익 중 23.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의 15.9%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거래소에 상장된 LG필립스LCD는 수익성 4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14위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3위를 기록하면서 매출액영업이익률이 33.1%나 됐다. 강원랜드.엔씨소프트.KT&G 등도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높은 알토란 주식으로 꼽혔다.

고유가 추세 속에 SK의 순이익이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D램값 상승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 976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이외에 국민은행.대한항공.삼성전기.제일은행 등이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올해엔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LG카드는 올 1분기엔 121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분기에 4816억원대의 큰 손실을 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코스모화학.한솔텔레콤.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 등도 적자 전환했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다하임텍으로 총자본 1조3183억원 중 부채는 6.0%(79억원)뿐이었다. 유엔젤.동아타이어공업 등도 부채비율이 10% 미만이었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양식품으로 부채가 자본금의 20배를 넘었다.

상호출자제한 10개 그룹사의 순이익은 모두 15조11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0.2% 늘었다. 특히 삼성과 LG그룹의 순이익이 각각 175.7%.215.8%늘었고, 한진그룹이 흑자 전환하는 등 대부분 그룹의 순이익이 증가했다.

◇ 코스닥, IT부품 기업 두각=코스닥에서는 반도체 업체와 정보기술(IT) 관련 부품회사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거래소의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실적이 좋아지자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코스닥 기업들도 큰 재미를 본 것이다.

반도체 업종에 속하는 38개사 중 순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31개사, 매출과 순이익이 50% 이상 증가한 기업은 19개 업체나 됐다. 주성엔지니어링.엠텍비젼.심텍 등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IT부품업종도 65개사 가운데 40개사의 순이익이 늘어났다. 매출과 순이익이 50% 이상 증가한 기업도 22개사에 달했다. LG마이크론.인탑스.인터플렉스.한성엘컴텍 등이 실적이 좋아진 대표 기업들이다.

탑엔지니어링.에스에프에이.미주제강.태광 등 금속 및 기계장비업종도 실적이 괜찮았다.

유통서비스 업종의 아시아나는 항공운송이 급증한 데다 외화 관련 손실이 줄어든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 1074억원의 반기 순익을 올렸다. 하지만 아시아나의 2분기 순익은 1분기에 비해 약 490억원이 줄었다. 이는 코스닥 전체의 2분기 순이익 감소분(1431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에 실적이 좋았던 인터넷 기업들은 대부분 실적이 나빠졌다. 특히 2분기 들어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인터넷 업종 12개 종목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총 37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70.7%나 급감했고 18개 디지털 콘텐트 종목들은 아예 2분기 중 4억2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소프트웨어 업종도 경쟁이 심해지고 마케팅 비용은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1분기의 159억원에서 226억원으로 커졌다. 이런 영향으로 2분기 중 코스닥기업 열개 중 셋(26.5%)은 적자를 냈다.

서경호.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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