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 '심신장애인 구강보건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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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신적.육체적으로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의 구강관리에 일본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고 있다.

도쿄 시내에 위치한 심신장애인 구강보건센터. 도쿄도가 설립한 이곳은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 차원의 의료기관. 치과 전문의만 10명에다 위생사.기공사 31명이 있다.

교정.섭취 등 특수분야 의사 3명도 비상주로 일하고 있다.

연면적 5백여 평에 치아진료용 의자도 16개나 된다.

특히 이곳은 단순히 장애인의 치과질환 예방.치료에 그치지 않고 재활치료를 함께 하는게 특징. 시노다 노보리 (篠田 登) 부소장은 "입의 역할은 먹는 것과 말하는 것" 이라며 "치아뿐 아니라 먹고 말하는 기능까지 가능하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고 말했다.

언어학습실과 섭취연습실은 바로 이런 취지에서 마련된 것. 언어학습실은 구개열 등으로 언어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치료하는 곳. 섭취연습실은 전혀 씹지 못해 음식물을 그냥 삼키는 아이도 빵처럼 부드러운 음식을 씹어 삼킬 수 있는 수준까지 치료해 준다.

센터가 문을 연 84년 이후 이 연습실에서 삼키는 기능을 되찾은 아이만 수십 명에 달할 정도. 시노다 부소장은 "장애인들이 스스로 이를 닦을 정도만 돼도 구강건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고 말한다.

손이나 팔을 움직이기 어려운 이들에게 수도관용 굵은 PVC파이프를 칫솔에 연결해 손으로 칫솔을 쥐도록 하고 그것으로 직접 이를 닦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 센터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연 2만여 명. 이들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이라곤 고작 연간 8백만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신 도쿄도가 연간 5억엔을 지원한다.

환자는 거의 무료인 셈. 일본에는 이처럼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장애인 치과 전문의료시설이 거의 도 (都) 단위로 마련돼 있다.

도쿄 =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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