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가요 베스트 27' 日가요시장 진출 교두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한국말은 전혀 몰라요. 하지만 비디오와 멜로디로 느끼죠. " 일본 도쿄의 나가노구에 살고 있는 여고 2년생 우치카와 사야카. 요즘 가수 박진영에 푹 빠져있다.

한국 대중가요를 처음 접한 건 지난해 봄 수학여행 때. 일본에서 한국 음반을 찾아봤지만 쉽진 않았다. 낙담해 있던 차에 만난 게 일본 위성방송 스카이 퍼펙의 '가요 베스트 27'. 우리나라 케이블 채널인 m.net (CH27)에서 제작한 '가요 베스트 27' 이 한국 대중가요의 일본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스카이 퍼펙 위성TV와 케이블TV를 통해 주1회 2시간씩 'Korean Pop Best 27' 이란 이름으로 일본 전역에 방영되고 있다.

현지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m.net로 팩스와 인터넷 메일이 날아들기 시작한 것. 방영 초기엔 한두통에 불과하던 게 이젠 한주에 1백통이 넘는다.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토모코라는 회사원이 좋아하는 곡은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 .자신이 통근할 때 타는 삿포로 전차 풍경이 담긴 뮤직 비디오에 친근감이 간다는 것. 가요를 듣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타케시마 아키에는 초등학생 같은 글씨체로 '1TYM' '지누션' 등 자신의 '베스트 5' 차트까지 만들어 보내기도.

록바를 경영하는 가몬 료는 '가요 베스트 27' 을 녹화해 자신의 가게에서 틀어주고 있다고 한다. 바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고. 일본 진출에 성공한 S.E.S의 매니저는 "방송을 통해 음악이 먼저 소개된다면 일본시장 진출이 훨씬 쉬워질 뿐 아니라 실패율도 줄어들 것" 이라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