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우수기업 8개사 金대통령 초청오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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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워크아웃 (기업개선작업) 우수기업으로 뽑혀 13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주재하는 오찬에 초청된 8개 업체가 재계와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은 회생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지만 일단 정부로부터 자구노력에 대한 합격 판정을 받은 만큼 대외신인도 제고와 금융기관 지원 등 재기의 발판은 마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초청된 업체는 동아건설. 진도. 거평제철화학. 쌍용건설. 동양물산기업.한창. 남선알미늄. 동국무역 등 8개사로 워크아웃 실무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89개 워크아웃 업체 가운데서 뽑았다.

워크아웃 대상 업체인 만큼 대대적인 자산매각이나 조직.인력 감축은 기본이고 이 밖에도 ▶경영진 교체가 이뤄졌는지 ▶재벌계열에서 독립이 이뤄졌는지 ▶대주주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는지 등을 감안해 골랐다는게 기업구조조정위 설명이다.

◇ 경영진 교체 = 동국무역과 동아건설이 대표적인 예. 화섬업체인 동국무역은 창업주가 물러나고 채권단이 창업주 2세와 공동대표로 전문경영인을 선임했다.

동아건설 역시 오너인 최원석 전 회장이 퇴진하고 전문경영인인 고병우씨가 새 회장으로 들어와 경영진이 완전히 바뀌었다. 부실 책임이 있는 경영진은 몰아내되 회사는 살린다는 워크아웃 취지를 잘 살린 예로 평가됐다.

◇ 재벌계열로부터 독립 = 쌍용건설은 오너 형제인 김석원 - 석준씨간 계열분리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석준씨는 그룹으로부터 쌍용건설을 받아 계열에서 완전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모기업인 쌍용양회는 손실 분담 차원에서 쌍용건설의 해외채무부담을 모두 떠안았다.

거평제철화학도 채권단에 의해 부실화된 모기업인 거평그룹으로부터 분리됐다. 채권단은 이를 위해 계열사와 얽힌 보증채무를 모두 해소해주고 부채가운데 3천47억원은 탕감, 6백16억원은 출자전환시켜줬다.

동양물산기업 역시 벽산그룹 오너인 김희철씨와 동생인 김희용씨가 형제간 계열분리를 성공적으로 이룬 케이스.

◇ 대주주의 적극적인 협력 = 모피업체인 ㈜진도는 오너 경영진이 초기에 흔쾌히 감자 (減資)에 동의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져 경영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는 사례.

경영권은 잃더라도 회사만은 살리자는 대주주의 노력을 높이 사 채권단은 경영목표 달성을 전제로 기존 경영진에게 회사 운영을 맡겼다.

㈜한창은 대주주가 계열사간 채무보증을 스스로 해결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땄다. 남선알미늄도 워크아웃에 포함된 후 경영권을 고집하지않고 채권단이 파견한 경영관리단에 적극 협조, 순조롭게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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