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월 이후 최고가 … 다시 빛나는 골드테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금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9일 오전 신한은행 종로3가 지점에서 공개된 1㎏짜리 금괴들. [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테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약 31.1g) 1000달러를 넘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금값은 계절적 요인과도 맞물려 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 투자 상품은=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금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은행 상품은 통장을 통해 금에 직접 투자를 한다.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은 원화로 입금하면 국제 시세에 맞춰 금을 사서 적립하는 방식이다. 신규 가입할 때 1g 이상의 금을 예치하고 다음부터는 0.01g 단위로 적립할 수 있다.

기업은행의 금 적립계좌인 ‘윈클래스 골드뱅킹’ 등도 비슷한 상품이다. 수익률은 금값과 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진다. 이들 상품의 1년 수익률은 35~40%에 달하지만 6개월 기준으론 15% 내외의 손실을 봤다. 최근 6개월간 손실이 난 것은 금값이 내렸기 때문이 아니라, 원화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금에 투자하는 만큼 달러 값이 떨어지면서 손실을 본다. 국민은행 수신상품부 정현호 팀장은 “여유 자금 중 일부를 투자하고 시기도 분산해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5월 선보인 ‘달러앤(&) 골드테크 통장’은 달러화로 직접 가입할 수 있어 환율 영향을 받지 않고 국제 금 시세에 연동해 수익률이 곧바로 결정된다.

금 시세에 연동하거나 금광회사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있다. PCA자산운용의 ‘골드리치특별자산펀드’는 파생상품 투자를 통해 국제 금 시세에 수익률이 연동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기은SG자산운용의 ‘골드마이닝증권투자신탁’은 금광업을 하는 해외 기업에 투자한다. 금 투자와 금광 기업 투자를 함께하는 펀드도 있다.

◆어디까지 오르나=세계 최대의 금 소비국인 인도는 10월에 ‘디할리’라는 축제가 있다. 이때가 결혼 시즌이어서 예물용 금 수요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9월에는 전통적으로 국제 금값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가 오르면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미국의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하면서 금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 4월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 비중을 높였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선물회사인 헤리티지 웨스트 퓨처스의 랄프 프레스턴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금 시세가 온스당 1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블룸버그).

그러나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IBK투자증권의 윤창용 애널리스트는 “한동안 큰 폭으로 떨어진 유가와 비교하면 금값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인도의 금 수요도 예전만 못해 금값이 계속 오르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