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진흥원, 이달말 사이버 영상정보망 개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다음은 일종의 가상상황. 아마추어 드라마 작가 김모씨. 좋은 소재가 생각나 대본의 얼개를 짰다. 반면 방송국과 끈이 닿지 않아 드라마를 만들 기회가 없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는다.

한국방송진흥원의 사이버센터에 아이디어를 올린다. 때마침 접속했던 KBS 박모 PD가 김씨의 글을 읽고 연락해 드라마로 꾸미기로 결정한다.

이달 말쯤이면 이런 가상상황이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한국방송진흥원 (원장 이경자) 이 지난해 말부터 구축하기 시작한 사이버방송영상정보센터가 활동에 들어가기 때문.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향후 관련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한국영상산업의 교량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 주소는 'www.kbi.re.kr' .지금은 서비스 되지 않는다.

인터넷 사이트는 크게 6부분으로 구성된다. 우선 마케팅센터. 영상물 수출정보를 제공한다. 국내 케이블 제작업체 (PP) 들의 프로를 짧게나마 동영상으로 내보내 해외 바이어들에게 한국관련 정보를 알려준다.

세계의 방송코너도 있다. 세계의 유명 방송사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연결되는 것은 물론 영상물을 수출하려면 어떤 업체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 실무정보를 모아놓았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외국의 문화관련 정보도 수록. 예컨대 만화영화 '날아라 수퍼보드' 의 경우 이슬람권에 수출하려 했으나 돼지를 그린 캐릭터 저팔계가 등장해 결국 무산됐었다.

제작자.일반인이 모두 관심을 가질 부분은 '제작풀' 파트. 방송과 관련된 인력.장비.시설.소재지 등을 망라한다. 정보를 원활하게 유통시켜 영상물 제작의 활성화를 꾀한다. 초보자들도 스스로 만든 다큐.애니메이션 등을 올릴 수 있다.

이밖에도 단행본.보고서 등의 문헌자료를 알려주는 '라이브러리' 코너와 방송 종사자의 직능교육을 맡을 '아카데미센터' 도 개설된다. 사이버 정보망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10억원 가량. 1차적으로 2억원을 들여 기본 모양새를 갖출 계획이다.

방송진흥원 이만재 박사는 "우리처럼 방송 인프라가 미약한 국가에선 일단 관련정보를 집대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며 "앞으로 자라날 청소년들이 창의력을 키워나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