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기계' 아르칸 코소보에 재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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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코소보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말살' 대행업자 아르칸 (45.본명 젤리코 라즈나토비치) 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는 지난 92년 보스니아 이슬람교도 3천명을 학살하는 등 91년에서 95년에 걸쳐 보스니아내 이슬람교도와 크로아티아내 크로아티아인에 대한 살인과 강간을 일삼은 세르비아계 만행을 지휘한 대표적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행적이 거의 알려지지 않던 그런 그가 다시 코소보에 나타난 것이다.

그의 등장 소식은 알바니아계의 코소보 탈출을 촉진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29일 "악명높고 역겨운 살인청부업자 아르칸이 그의 민병조직 '타이거' 를 이끌고 다시 유고군과 하나가 돼 움직이고 있다" 고 주장했다.

영국의 로버트슨 국방장관도 이를 확인했다.

아르칸 자신은 최근 자고르디나 팔마 플로스 TV에 출연해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코소보를 지키기 위해 나의 민병대에 들어오기를 원하고 있다" 며 "나는 이들을 선별해 즉각 군대나 경찰에 합류시킬 것" 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는 또 " '타이거' 는 코소보 국민과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을 큰 명예로 여기고 있다" 고 주장했다.

그는 보스니아 전쟁기간중 대학살 행위를 한 후 95년부터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현재 유고 수도인 베오그라드에 개인 축구클럽을 소유하고 있으며 환전소와 주유소를 운영중이라고 한다.

그의 사저에는 50여명의 경호원까지 상주하고 있다.

아르칸은 코소보 세르비아계의 지지를 받아 92년 12월 세르비아 의회 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는 또 세르비아의 한 인기가수와 결혼하는 등 세르비아내에서는 명사로 인정받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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