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與이기든 野이기든 정국 파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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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30 재.보선 결과는 여야 각당의 내부 역학관계와 향후 정국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예상 가능한 승패구도로 3 (여) 대0 (야) , 2대1, 1대2 등 세가지를 꼽고 있으며 한나라당이 3대0으로 완승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 여권 완승 = 여권은 서울 구로을.시흥.안양 등 세곳을 모두 석권할 경우 국민연금 확대실시, 한.일 어업협정 파문 등의 후유증을 정면돌파할 수 있는 자신감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힘이 붙을 것이다.

2여 공조의 위력이 확인되면서 내년 총선에서의 연합공천에도 상당한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세 지역을 모두 빼앗긴 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 총재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것이다.

16대 총선을 앞둔 수도권 의원들이 흔들리고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선거구제를 매개로 정치개혁 협상을 타결해야 할 국민회의, 내각제 지지세력을 흡인할 필요성이 있는 자민련에 모두 유리한 상황이다.

李총재는 부정선거 규탄집회를 통해 책임론을 희석시킬 것이며 정국경색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 여 2대 야 1=정치권에서는 현재의 선거구도로서는 국민회의.자민련.한나라당이 1승씩을 거두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에도 한나라당 李총재는 비주류의 인책공세를 겪어야 할 것 같다.

국민회의 내부에서도 공천 잘못을 문제삼는 비판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각 당은 스스로의 승리라고 홍보할 수 있는 '기댈 언덕' 이 마련되는 셈이어서 후유증이 의외로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국민회의가 2승, 한나라당이 1승을 거둘 경우 상황이 복잡해진다.

공동여당 내부에서는 연합공천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자민련의 입지도 궁색해진다.

자연히 서울 송파을.인천 계양 - 강화 재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 여 1대 야 2=국민회의 1승에 한나라당이 두곳을 거머쥐는 경우다.

여권이 지도부 인책론에 휩싸이고 국민회의.자민련의 공조도 위기를 맞게 된다.

한나라당은 '현정권의 실정에 대한 중간평가' 라면서 정치공세를 강화할 것이다.

야당 비주류는 구심점을 형성하기 어렵게 되며 움직임도 크게 둔화될 것이다.

여권은 당직개편.개각 등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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