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전당 고대 민족문화관 공사비 체불로 문 못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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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학의 전당 (殿堂) 으로 세워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의 민족문화관이 IMF 한파에 따른 공사비 체불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조선시대 서원의 모습을 본떠 건축한 이 건물은 홍일식 (洪一植.63) 원장이 67년부터 준비, 30여년간의 산고 끝에 낳은 작품. 洪원장의 마지막 '꿈' 이기도 한 이 전통 한옥은 지난 2월말 완공, 2천여평의 장대한 모습을 드러냈지만 연구원측은 아직 입주를 못하고 있다.

총 1백억원의 공사비중 70억원은 洪원장이 30여년간 원고지 값까지 아껴가며 모은 연구원 자금으로 충당했으나 나머지는 후원을 약속했던 모 대기업이 IMF로 부도나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 그렇다고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 학교측에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한국학 전문 도서관과 자료실.세미나실 등을 갖추게 될 이 민족문화관을 21세기 한국학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도록 한다는 게 연구원측의 계획. 건물 자체로도 '예술작품' 에 가까워 시공회사인 LG건설측은 올해 세계건축대전 출품을 준비하고 있다.

"부석사의 무량수전과 같은 처마선을 만들어내려고 늙은 몸을 이끌고 수차례나 지붕 끝에 올라 공사를 지휘할 정도로 정성을 다했었는데…. "

평생 한국학을 위해 살아온 洪원장은 뜻있는 후원자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1억원이상 기증 후원자를 위해선 실내에 '기념 동판' 을 설치할 계획이다.

02 - 3290 - 1610.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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