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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떨어지는 우주캡슐 낚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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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구로 추락하는 우주선 캡슐을 스턴트 조종사가 운전하는 헬기가 낚아채는 깜짝쇼가 머잖아 펼쳐지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다음달 8일 미국 유타사막에서 제네시스호의 캡슐을 공중에서 회수할 계획이라고 영국 옵서버지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제네시스는 지난 3년간 320만㎞ 이상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다음달 지구로 귀환한다.

NASA가 추진 중인 방안은 제네시스에서 발사된 캡슐을 스턴트 비행사가 헬기를 몰고가 5m 길이의 갈고리로 낚아챈다는 것. 캡슐에는 제네시스가 채취한 300㎍(1㎍은 100만분의 1g)가량의 태양풍(태양에서 나오는 전기를 띤 입자의 흐름) 입자가 실릴 예정이다.

NASA가 굳이 공중에서 캡슐을 회수하려는 건 샘플의 오염 가능성 때문이다. 혹시 있을지 모를 외계 박테리아에 의해 지구가 오염될 것을 걱정해서가 아니다. 반대로 캡슐이 땅에 충돌할 경우 지구 물질에 의해 외계 입자들이 오염될 우려가 있다는 것.

물론 우주선의 캡슐을 사막 한가운데서 낚아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ASA 측은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우주선에서 발사된 캡슐은 처음에는 시속 3만8600여㎞로 무섭게 떨어지지만 도중에 낙하산이 펴지면서 추락 속도가 시속 32㎞로 느려져 충분히 낚아챌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공상과학 영화인 '스타트렉 4'에 출연했던 할리우드 출신의 스턴트 조종사 2명은 여러 차례의 훈련에서 예외없이 모의 캡슐을 낚아채는 실력을 과시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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