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종교서적만 취급 월街 '트리니티 서점'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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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뉴욕 월가 (街)에서 분초를 다투며 돈을 쫓는 투자자들이 가장 즐겨 찾는 안식처. 월가의 시황까지 읽을 수 있는 곳. 월스트리트 입구에 위치한 '트리니티 (가톨릭의 삼위일체) 서점'을 두고 최근 미국의 ABC방송은 이렇게 묘사했다.

바로 뒤편에는 이 서점을 운영하는 뉴욕의 가장 오래된 성공회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트리니티 서점은 투자와 종교관련 서적, 딱 두 종류만 판매하는 특이한 서점이다.

종교 서적은 정신적으로 피로하기 쉬운 투자자 배려 차원에서 취급한다는 게 서점을 운영하는 알렌 불러드씨의 설명. 한번은 젊은 투자자가 헐떡거리며 서점문을 박차고 들어오더니 쉐론 나튼부르그의 '가변성의 선택' 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쳤다.

이 책을 읽지 않아 투자에 손해를 봤다는 게 이유. 최신 투자 서적을 찾는 손님은 어김없이 성공한 월가의 딜러다.

반면 실패한 딜러는 종교서 적을 찾아 정신적 위안을 받으려 한다는 게 블러드씨의 경험담. 83년 성공회교회의 한 선교사가 종교서적을 판 게 이 서점의 시작. 이후 월가 직장인을 위한 투자관련 서적을 들여놓았는데 고객들이 끊이지 않아 지금은 월가 최고의 서점으로 꼽힌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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