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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2010 대입 수시 컨설팅

중앙일보

입력

9.3수능모의평가가 끝나는 이 맘 때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입시전략을 짜느라 입이 바짝 타오른다. 답답한 마음에 점집을 찾듯 입시컨설턴트들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일부 컨설턴트의 근거 없는 호언장담이나, 학생과 학부모의 지나친 기대심리에 따라 상담결과가 왜곡돼 낭패를 보기도 한다. 올바른 입시컨설팅을 받기 위한 10가지 원칙을 알아봤다.


성적·목표대학 분석 뒤 상담에 임하라
수험생과 학부모는 입시컨설턴트가 증권가 펀드매니저처럼 최신 분석보고서를 갖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진학상담은 컨설턴트와 학생 간 상호 정보교류에 의해 결과가 도출된다. 즉 수험생은 자신의 상황(성적추이·목표대학·특기적성·공부습관)을 명확히 분석한 뒤 이를 자료로 삼아 상담에 임해야 한다. 컨설턴트는 학생이 주는 정보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 입시에선 백분율과 표준점수를 따져야 하는데 등급만으로 상담에 임하는 경우 잘못된 상담이 될 수 있다.

적성고사 등 수치화하기 어려운 변수 많다
현 대학 입시는 상대평가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수시는 더더욱 그렇다. 나보다 더 좋은 성적과 특기를 가진 학생이 나타나 나를 합격선 밖으로 내몰 수 있다. 그런데도 수험생들은 자신과 비슷한 이력의 학생이 합격한 지난해 사례를 자신의 경우와 똑같이 여기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합격생의 학습·지원전략은 무엇이었는지, 성적 추이는 어땠으며, 당시 그 대학의 전형요소와 입시상황은 어땠는지 등이다. 논술·면접·적성고사 등 수시에선 수치화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으므로 과거 사례에 대한 맹신은 위험하다.

학교·학원·자기판단을 종합해 균형을 맞춰라
학교와 학원가의 입시상담 결과에 차이가있을 수 있다. 흔히 비싼 비용을 치른 컨설팅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쪽에 치우쳐선 안 된다. 학교, 사교육 기관, 수험생과 학부모, 이 삼자의 판단을 종합·분석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 학교는 하향 안정지원을,학원은 위험을 감수한 상향 도전을 제안하는 성향이 짙다. 평소 다니던 학원과,자신을 알지 못하는 학원으로 나눠 상담을 받는 것도 학원가 상담 내용을 객관적으로 보는한 방법이다.

최고의 컨설턴트는 학교 선생님일 수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유명 사교육 컨설턴트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최적의 안성맞춤 진학지도를 할 수 있는 컨설턴트는 다름 아닌 수험생의 학교 교사일 수 있다. 교사는 3년 동안 그 수험생을 가까이서 지켜봐왔다. 학습 습관·과목별 장단점·특기적성 등은 물론 성격과 심리상태까지 알고 있다. 학생부 결과만 보고 판단해야하는 사교육 컨설턴트에 비해 종합적인 컨설팅이 가능하다. 게다가 최근엔 교사들로 구성된 대학진학지도협의회의 전국 네트워크도 활발한 편이다. 가장 많은 진학정보를 갖고 있는 쪽은 학교임을 명심해야 한다.

입시컨설팅과 학습컨설팅을 구별하라
컨설팅도 입시와 학습으로 나뉜다. 입시컨설팅은 대학(학과) 선택과 지원전략을 세울 때,학습컨설팅은 학습태도나 공부법을 교정할때 받는 상담이다. 그런데 입시컨설팅을 받으러 와서 학습컨설팅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입시컨설턴트가 두 가지를 모두 말해줄 수 있다. 그러나 학생의 학습태도를 정밀하게 진단·교정해주긴 어렵다. 조언만 해줄 수 있을 뿐이다. 수능을 앞두고 점수를 올리기 위한 공부 습관이나 시험 보는 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면 별도 상담을 받아 장단점을 분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모가 아닌 학생이 직접 상담을 받아라
컨설턴트를 만나는 주인공은 학부모가 아닌 수험생이어야 한다. 수험생이 자신의 목표·진로·성적과 현재 학습상황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컨설턴트에게 줄 수 있어서다. 그래야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수험생이 바쁘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이 대신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부모의 주관적 시각이 개입될 수 있으며, 컨설턴트의 처방을 수험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왜곡될 수 있어 위험하다. 수험생에게 상담기회를 주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컨설팅에는 합격하는 정답·묘책이 없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비싸고 유명한 컨설턴트 일수록 합격을 보장하는 정답이나 묘책이 있을 거라고 믿는 경향이 많다. 이 같은 심리는 대입 원서를 쓸 시기가 되면 더욱 커진다. 그러나 컨설팅은 지원방향과 합격가능성을 계산해줄 뿐 묘책을 제시해주진 않는다. 대학별,전형요소별 수험생의 장단점을 찾아주고 지원전략을 세워주는 것이다. 더불어 올해 전반적인 입시상황과 지원흐름을 설명해줄 뿐이다. 판단과 결정은 수험생의 몫이다.

남은 기간 동안 성적 크게 올리는 환상을 버려라
수험생들은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하면 점수를 대폭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심지어 논술 고사나 수능 시험을 목전에 두고도 이 같은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게다가 컨설팅까지 받으면 단기간 내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상담 내용만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 결과다. 불안감을 줄이려고 컨설턴트의 지적은 무시하고 장점만 극대화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성적추이가 안정적인 상향세가 아니라면 그동안 나온 성적 결과를 한계선으로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판단,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고교 3년간 모든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성적이 가장 잘 나온 모의고사 자료만 내밀고 상담을 받아서는 안된다. 남은 기간 동안 그리고 실전에서 점수가 더 오를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놓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대학입시는 전형이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다. 숨겨진 변수도 많다. 컨설턴트는 상담 결과 흔히 ‘2강1약(2곳 상향지원, 1곳 하향 지원)’식으로 각 군별로 3~5개 대학을 선정해 준다. 컨설팅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고교 3년 동안의 모든 기록을 제시해 최적의 전형과 대학(학과)을 찾아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려 수시에 지원하지 마라
학원가에는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는 건 점수가 올라서가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잘 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즉 목표한 대학과 전형에 맞춰 수험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반면 고3 수험생은 수시를 정시로 가는 중간기지쯤으로 여기고, 원서 한번 넣고 보자는 식의 지원이 많다. 그 경우 대학별 고사 준비에 시간과 마음을 뺏겨, 정작 수능 마무리에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컨설팅을 통해 자신이 수시형인지 정시형인지 빨리 판단을 내리는 것도 필요하다.  

<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

< 그래픽= 김상하 기자 ssaam@joongang.co.kr >


※ 도움말=비상에듀 이치우 입시평가실장,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 이투스 유성룡 입시정보실장,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 이종서 입시컨설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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