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고 결사항전 선언…러 지원소식에 고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유고연방은 NATO가 공습명령을 내리기 전 '국가비상사태' 를 선포하고 전쟁준비 상태에 들어갔다.

유고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을 비롯한 전군이 국경지역 등에 분산배치됐다.

NATO군의 미사일 공습에 대비, 방공망을 강화하고 대공포 정렬을 마쳤으며 공격 표적지역 및 시민대피소 등을 점검하고 있다.

모미르 불라토비치 총리는 직접 국영TV에 나와 비상사태령을 내리고 "NATO의 침략 위협에 맞서기 위한 것" 이라고 선언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수도 베오그라드 시내는 폭풍전야와 같은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방송 등 외신을 통해 공습사실을 접한 일부 시민들은 밀가루.식용유 등 비상식량을 사재기하려 상점으로 몰렸고 주유소마다 기름을 채우려는 차들이 길게 늘어섰다.

시민들은 자녀들을 등교시키지 않았고 오후부터는 외출을 삼간 채 TV를 지켜보고 있다.

당국은 군사용 연료를 확보하기 위해 디젤연료의 민간판매를 일절 금지했다.

유고연방은 24일 러시아가 군사적 지원의사를 밝히자 더욱 고무된 상태다.

물론 러시아가 실제로 어느 정도 지원할지는 미지수나 유고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한편 분쟁지역인 코소보주 내에서는 현재 코소보해방군에 대한 유고연방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년전 코소보 분쟁 시작 이후 최대의 피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유고연방군의 군사공격 시작 후 2만5천명의 알바니아계 피난민들이 남쪽의 마케도니아공화국 등지로 피난길에 오르고 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