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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에서 한강변까지 녹지 따라 걷는 길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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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6일 서초경찰서 옆에 몽마르뜨공원과 서리풀공원을 잇는 ‘그린 아트교’가 설치되고 있다. [안성식 기자]


6일 휴일 나들이를 한 전홍주(38·회사원)씨는 서초경찰서 앞을 지나다 눈을 의심했다. 전날 오후까지 없던 다리가 상공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린 아트교’로 불리는 이 다리는 반포로 동쪽의 서리풀공원과 서쪽의 몽마르뜨공원을 연결하기 위해 서초구가 49억원을 들여 만든 것이다. 6일 0시부터 오후 1시까지 13시간에 걸쳐 설치됐다. 하루 4만 대의 차량이 다니는 반포로를 몇 개월간 막고 다리를 만들 수 없어 700m 떨어진 서초역 인근 공터에서 8개월 동안 만든 다리를 이날 현장으로 옮겨 조립했다.

충격흡수용 특수차량 두 대가 길이 80m, 폭 3.5m, 무게 230t의 다리를 두 부분으로 나눠 5일 오후 설치장소로 운반하면서 설치작업은 시작됐다. 이 차량은 김해공항에서 외나로도까지 나로호 추진체를 옮기는 데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로 한 대의 바퀴만 148개다. 현장에 도착한 다리를 대형 크레인이 들어올리는 사이 인부 10여 명이 공중에서 용접해 이었다. 작업을 하는 13시간 동안 반포로의 양방향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다리에는 2300여 개의 조명 설치와 도색 작업을 거쳐 10월 말 개통된다.

다리 덕분에 서초구의 걷기 환경이 크게 달라지게 됐다. 1978년 8차선 반포로가 생기며 끊긴 녹지축이 31년 만에 연결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서리풀공원(1.7㎞)에서 몽마르뜨공원 산책로(500m)를 거쳐 서울성모병원 쪽 서리풀공원(1㎞)까지 3.2㎞ 구간의 녹지를 걸을 수 있게 된다.

주부 김명숙(48·서초동)씨는 “몽마르뜨공원에서 서리풀공원으로 가려면 국립중앙도서관 앞으로 내려와 100여m 돌아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며 “그린 아트교가 개통되면 두 공원을 하나의 공원처럼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리풀공원 길은 센트럴교를 지나 반포천으로 연결된다. 서초구는 46억원을 들여 서울성모병원 네거리에서 한강 합류지점까지 2.8㎞의 반포천에 폭 5m의 보행로를 만들고 있다. 10월 말 작업이 끝나면 우면산 자락의 범바위 입구에서 방배근린공원~남측 서리풀~몽마르뜨~동측 서리풀로 이어지는 녹지 보행로가 반포천을 거쳐 한강까지 연결된다.

이쌍홍 서초구 공원녹지과장은 “보행로 각 구간의 특성과 이를 활용한 운동법, 칼로리 소비량 등을 알리는 안내판을 세워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녹지공간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샛길 진입로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사 이전하면 대형 녹지=서리풀 녹지축은 아파트 단지와 정보사령부 사이로 가늘게 이어져 있다. 16만㎡의 정보사가 이전하면 대형 녹지가 생겨나게 된다. 정보사는 지난해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2012년으로 미뤄졌다. 부지 보상을 놓고 국방부와 서초구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때문이다. 국방부는 부지 보상가로 1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서초구는 5000억원 이상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태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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