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funny올림픽] 2조 1000억 보안 '뻥' 뚫려

중앙일보

입력

2조 1000억 원짜리 올림픽 보안 시스템이 한 기자의 실험정신에 맥없이 뚫렸다.

조직위를 어이없게 만든 주인공은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인 <선데이 미러>의 봅 그래엄 기자. 그래엄 기자는 개막식 행사가 있던 지난 13일 밤(한국시간 14일 새벽), 보안 시스템을 시험하기 위해 위장 침입을 시도했다. 일찌감치 경기장 건설 인부로 신분을 위장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출입 카드를 만들 수 있었고 폭죽용 폭약, 배터리, 전선 등 폭발물로 의심받을 만한 물품을 세 꾸러미나 경기장 곳곳에 숨겨 놓았지만 행사 당일까지 하나도 발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들고 다녔지만 아무도 의심하는 보안요원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엄 기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수상 등 각국의 수뇌부들이 모여 있는 중앙단상에서 불과 20미터(60피트) 떨어진 거리까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며 보안의 허술함을 꼬집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보다 4배나 많은 10억 파운드의 보안비용, 선수 7명당 1명꼴의 엄청난 안전 요원 등 철통 보안을 자랑하던 아테네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개막식 행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자존심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아테네 보안 책임자가 놀라 나자빠질 일은 또 있었다. 그래엄 기자가 가짜로 사용한 이름이 바로 '로버트 빈 라덴'이었다는 점이다.

/아테네=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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