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봉사모임 '참빛회' 거리공연으로 불우이웃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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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이 따뜻한 젊은이들이 모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14일 오후6시 동두천시 중앙동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한국통신 출입구 계단. 15명의 젊은이들이 흥겨운 반주에 맞춰 거리 노래공연을 펼치고 있다.

'소년소녀가장돕기 후원회' 라는 플래카드와 앞에 놓인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라고 쓰인 조그만 성금함이 공연이유를 짐작케 했다.

이곳에서는 6년째 어김없이 매월 둘째, 넷째주 일요일 오후6시부터 1시간30분동안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기타와 모금통만 들고 나오는 젊은이들은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내용의 노래를 즐겨 부른다.

동두천시에 사는 일반인 및 중.고.대학생 등 10~20대 젊은이들은 지난 94년 3월부터 '참빛회' 라는 봉사모임을 만들어 소년소녀가장 및 결손가정 청소년.무의탁노인 돕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은 초대 회장 백두원 (白斗源.27.대학원 준비중) 씨와 뜻을 같이한 대학생 5명이 모여 결성됐다.

이제는 이창민 (李昌敏.15.동두천중3년) 군 등 중.고교생 10명을 포함해 회원수가 30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모두 2천5백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매년 형편이 어려운 고교 3년생 1명 씩에게 납부금 전액을 지원해 줬다.

또 5가구의 소년소녀가장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5~10만원씩의 생활비와 난방비도 건네고 있다.

"3년전 겨울 월세 2만원 짜리 방에서 벽지도 바르지 못하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에게 1백만원을 들여 보일러 및 도배.장판을 설치하고 전세 4백만원 짜리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을 때는 정말 기뻤다" 고 회장 김승일 (金承日.27.회사원) 씨는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2평짜리 월세방에서 소아마비 어머니와 어렵게 지내는 金호순 (13.중1년).미란 (11.초등5년) 양 자매를 도와달라는 편지를 청와대에게 보내 1천5백만원의 주택지원자금을 받아 건네주기도 했다.

지난 연말에는 주소지가 타지역으로 돼 있어 생활보호대상자 지원을 받지 못하던 80대 할머니의 주소를 바로 잡아주고 그뒤 틈나는대로 방문해 손자손녀 역할을 해드리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지역에 알려지면서 이제는 1백여명의 후원자도 확보돼 있는 상태다.

회원들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일일찻집을 여는등 모금액을 늘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0351 - 861 - 3665.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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