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김치 '피부좋다'소문퍼져 日박람회서 인기 독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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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 지바 (千葉) 현 마쿠하리 (幕張) 의 니혼컨벤션센터.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이곳에서 열린 일본식품박람회 (FOODEX) 를 계기로 한국산 김치는 일본 국내시장에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당초 전시기간 중 수출계약 목표액은 8천만달러였으나 대회폐막 후 잠정집계한 결과 목표치를 거뜬히 넘은 8천5백만달러어치가 팔려나갔다.

1만6천평이 넘는 전시장에서 한국관이 어디냐고 굳이 물을 필요가 없었다.

김치냄새만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 맞은 편에서 뉴질랜드의 제빵.제과업체들이 나와 빵.잼.쿠키 향기로 관람객을 끌었으나 김치냄새에는 도저히 따르지 못했다.

더구나 한국관 앞에서는 하루 두번 김치요리 시연회까지 열려 김치냄새가 가라앉을 짬이 없었다.

한국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주관으로 미국.호주에 이어 세번째로 넓은 2백87평 규모의 전시공간을 확보, 86개 업체의 3백26개 품목을 전시했다.

주력상품은 역시 김치. 최근 일본 여성들 사이에 김치를 많이 먹으면 피부가 고와진다는 소문이 퍼져 '미용식' 으로 자리를 잡았다.

발효시키지 않은 일본김치에 비해 한국김치는 숙성과정에서 피부미용에 좋은 영양분이 생성된다는 것. 유심히 김치를 고르던 한 일본여성은 "익는 과정에서 일본김치에는 없는 맛과 영양이 생기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정육점을 경영하는 요네야마 가즈오 (米山和男) 는 "한국산은 단순히 매운 맛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입에 맞는다" 고 말했다.

주일대사 시절 김치가 FOODEX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오재희 (吳在熙) 씨는 "최근 일본산 김치보다 한국 김치가 맛이 더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본내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고 말했다.

도쿄 = 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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