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 핵보다 경제 발전이 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해 12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한 리비아의 외무차관이 15일 북한에 쓴소리를 했다. 방한 중인 모하메드 타헤르 시알라 차관은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거액을 투입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량살상무기는 냉전 시대에나 걸맞은 산물이며, 지금은 평화.경제개발.발전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필요한 것은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라) 경제 발전과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지금 리비아는 과거 경제제재로 압력을 가했던 미국.영국 등 국제사회와 급속하게 관계가 개선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제 경제성장과 발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문제로 국제사회와 대결 국면을 계속하는 북한의 향후 선택은 '리비아 모델'일 수밖에 없다고 우회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시알라 차관은 지난 12일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나온 우리 정부의 북한 설득 요청에 대해선 "(반 장관의) 대북 설득 요청 메시지는 지도자(카다피 리비아 원수)에게 전하겠다"고만 해 즉답을 피했다. 또 리비아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기술을 주고 받던 관계였다는 국제사회의 의혹에 대해선 "그런 정보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리비아의 핵문제는 이미 지나간 과거며, 우리는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알라 차관은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조환익 산업자원부 차관 면담과 삼성전자 수원공장 방문 등 3박4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출국했다.

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