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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 한족들 대규모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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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 시내에서 3일 한족들이 대형 중국 국기를 앞세우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위구르인들의 테러에 대한 치안 대책을 촉구했다. [우루무치 AP=연합뉴스]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일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치안 강화를 요구하는 한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위구르족의 폭력 시위로 200명 가까운 사람이 숨진 최악의 유혈 사태 후 두 달 만이다.

국영 신화통신은 시위대 규모를 "1000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상점과 시장은 문을 닫았고, 시내 곳곳에 경찰이 배치됐다. 한 현지인은 “400~500m마다 경찰이 배치됐다”며 “경찰이 주민들의 집 밖 외출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 와중에 수십 명이 다쳤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으나 현지 당국자들은 부상자 발생 사실을 부인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족들이 다시 시위에 나선 것은 최근 위구르족들이 주사기를 이용해 다른 민족을 공격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장 자치구 정법위원회 주하이룬(朱海侖) 서기는 2일 “주사기 바늘로 위해를 가한 사건의 범죄 용의자 15명을 붙잡아 4명을 처벌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이 주사기 바늘에 찔렸다고 신고해와 조사한 결과 용의자를 체포했다”며 “범죄자들의 비열한 행동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한족은 물론 후이(回)족·카자크족·몽골족 등 지역 내 9개 민족이 모두 망라됐다. “친중국 성향의 위구르족 주민도 피해를 보았다”고 주 서기는 밝혔다.

국영 신장TV는 “주사기 공격이 새 시위의 한 원인이 됐다”며 “8월 20일 이래 476명이 주사기에 찔려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433명이 한족이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병원들은 “주사기 바늘에 찔린 피해자들을 검사했으나 독극물에 중독된 사람은 없었고 사망자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소식통은 “위구르인이 독극물이 묻은 주사기로 한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7월 유혈 시위 이후 대대적인 처벌과 단속이 진행되자 위구르인이 소극적인 저항의 방법으로 ‘주사기 테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위구르족 에이즈 환자가 자신의 피를 담아 한족을 찔렀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우루무치 일대에선 7월 5일 중국의 차별 대우에 항의하는 강경파 위구르인의 폭력 시위로 197명이 숨지고 1700명가량이 다쳤다. 사건 직후 분노한 한족들이 “위구르인의 테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며 맞시위를 벌이면서 민족 갈등이 고조됐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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