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사랑하는 나경이에게
결혼 날짜를 미리 잡아놓고 친구들과 송년회를 하며 즐겁게 보낸 12월 24일의 밤. 네가 생겼던 거야. 그것도 두 달이 지나서야 알았어. 우리 나경이가 배에 있었다는 걸.
그때는 이렇게 소중한지 모르고 엄마가 약 먹은 것도 있고 술도 먹어서 건강하게 못 태어날까 봐. 나쁜 생각을 몇 번이나 했었는지 몰라…. 하마터면 우리 보물 나경이를 못 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단다.
아빠랑 엄마는 네가 태어나는 순간까지도 마음을 놓칠 못했어.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할까 봐…. 하지만 이렇게 건강하게 태어나서 벌써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구나.
네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는 하루도 안 쉬고 일을 했는데도 힘들어하지 않고 건강하게 태어나 준 사실에 엄마는 지금도 고마워.
태어나서도 딱 한 달밖에 모유를 못 먹이고 분유로 바꾼 뒤 나경이는 외가댁에서 살았지. 엄마한테 잘 떨어져 외할머니를 엄마로 알고 지냈지. 나경이가 엄마를 못 알아보고 외할머니한테만 가려고 할 땐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게 엄마를 도와주는 나경이의 마음이었던 걸 이젠 알 것 같다.
외할머니가 매일 회관에 데려가서 여러 할머니들의 ‘재롱둥이’가 되어 늘 사랑 받았던 나경이.
지금은 어린이 집에 다니느라 엄마 곁에 있어 그때 그 할머니들이 우리 재롱둥이 나경이 보고 싶다고 난리란다.
어린이 집 갈 때도 울지 않고 ‘빠이~ 빠이~’ 하고 잘 지내는 씩씩한 나경이. “역시 나경이는 엄마를 도와주는 아이구나~” 하고 또 고마워 한단다.
철없는 엄마 아빠를 철들게 하고, 항상 엄마를 먼저 생각 해주는 것 같은 의젓한 나경 공주.
너 없인 이제 우린 가족이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단다.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건강하고 항상 웃는 얼굴의 나경이처럼 우리 가족도 항상 웃는 일만 생길 것 같다. 우리 복덩이 원나경!! 2009년 9월15일 나경이 첫 번째 생일을 축복하고 사랑한다.
From 엄마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