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책동네] 마르케스 소설 ‘콜레라 시대의 사랑 ’ 영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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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76·사진)가 마침내 할리우드의 유혹에 넘어갔다. 그동안 자신의 작품 『콜레라 시대의 사랑(Love in the Time of Cholera)』의 영화화에 반대해왔던 가르시아가 최근 그 작품에 대한 영화 판권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영화제작사 스톤 빌리지 픽처스에 넘긴 것이다. 영화 기획자 스콧 스타인도프가 ‘『로미오와 줄리엣』이후 최고의 러브스토리’라고 극찬한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마르케스에게 지급한 돈은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암으로 투병 중인 마르케스는 이 책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권 팔았음에도 아내와 아들·딸의 장래를 걱정할 정도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한다. 1961년 이후로 주로 멕시코에서 살아온 마르케스는 콜롬비아에 살 때 창간한 캄비오라는 잡지에 많은 돈을 투입했다.

콜롬비아에서 출생한 그는 자신의 가족과 조국, 남미 대륙의 질긴 삶을 소재로 마술적 사실주의 소설을 쓰기 전까지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그를 일약 세계적인 소설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 67년에 발표한 『백년동안의 고독』이다.

85년에 발표된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주인공 플로렌티나 아리자가 페르미나 다자의 사랑을 얻는 험난한 과정을 절절하게 그린 작품이다. 플로렌티나가 그 사랑을 얻는 데는 51년 하고도 9개월 4일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걸린다.

영화 기획자 스타인도프는 『이 책의 주인공처럼 나도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영화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으로는 니콜 키드먼과 주드 로가 거론되고 있다. 시나리오는 마르케스가 직접 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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