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장영준 교수 '언어의 비밀'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미 하버드대.MIT 출신의 언어학자 장영준 (37.중앙대 영문학과) 교수의 얘기 한토막.

"아랍상인이 말이 통하지 않는 고려상인에게 물었다. ' (수레위의 배추를 보며) 이게 뭐요. ' '배추따발. ' '오, 베지타블 (채소) .' " 또 하나의 에피소드. "경상도 남녀가 서울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참다 못해 앞에 선 여자가 따끔하게 한마디 한다.

'좀 조용히 하세요. ' 남자 왈. '이기 다 니끼다 이기가 (이게 모두 네 것이다 이건가) .' 이 말에 간섭을 했던 여자는 친구에게 돌아서며 '거봐, 내가 일본 사람이라고 그랬잖아' 고 겸연쩍어 한다. "

장 교수가 이런 것들만을 모아 '언어의 비밀' (한국문화사.1만원) 을 펴낸 것은 창조적 사고 또는 상상력 회복을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그의 말은 현란하고 논란의 소지마저 남기기도 한다.

가령 훈민정음에 대해서다.

"과연 세종대왕이 갑자기 스물 여덟 개 글자를 만들 수 있었을까. (…) 훈민정음은 고대 일본의 신대 (神代) 문자와 유사하고 둘은 단군시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림토 문자와 닮았다.

그리고 세 글자는 고대 인도 구자라트 문자와 우연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비슷하다. "

이같은 언어의 변천사에 대해 그는 노암 촘스키의 지적을 옮겨 놓는다.

"인간의 특성에는 '플라톤의 문제' (하나를 통해 열을 배우는 지혜) 와 '오웰의 문제' (고통의 기억을 망각하고 반복하는 습성)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

허의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