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 현대차 명예회장 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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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완전 배제된 것은 그동안 현대차 경영권을 둘러싸고 몽구회장 측과의 잡음이 계속 불거져 나온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회장은 지난해 12월 초 현대그룹 인사에서 자동차부문 회장에 자신의 아들인 몽규 대신 몽구회장이 선임됨으로써 경영권이 위협받게 되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정회장은 현대차의 측근 임원진들을 통해 몽구 회장을 견제했고, 몽구 회장은 현대차에 대해선 경영권을 거의 행사하지 못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26일 열린 주총에서 몽구회장은 이사진에 측근인사를 새로 진입시키려 했으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정회장의 반발로 좌절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세영 - 몽구 회장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곳곳에서 노출돼 현대차 내부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결국 정주영 명예회장이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한편 이번 인사를 계기로 현대그룹의 후계 분할구도는 보다 구체화할 전망이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정세영 회장의 퇴진으로 후계분할구도가 거의 끝났다고 봐도 된다" 고 말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2세들 가운데 제일 먼저 그룹에서 분리한 곳은 7남인 몽윤이 대표를 맡고 있는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올해초 그룹에서 분리됐다.

또 이달에는 3남인 몽근회장이 금강개발을 분리해 그룹을 떠나게 된다.

금강개발은 이미 지난해 그룹 계열사와의 상호지급보증 및 지분출자 관계를 정리하고 공정위에 신고를 마친 상태다.

6남 정몽준 국회의원의 현대중공업 그룹분리는 그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가변적이다.

8남 몽일은 현대종금이 강원은행과 합병함에 따라 현대파이낸스.현대할부금융 등 일부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한 뒤 분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명예회장의 조카인 몽혁 현대정유 사장은 정유업을 맡을 것으로 현대그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김동섭.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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