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호인] 부천 오정구 노인대학 에어로빅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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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에어로빅,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 90년대 들어 생활체육의 대명사로 각광을 받고 있는 에어로빅 댄스가 이제는 노년층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3년전부터 노인대학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에어로빅강습은 전국대회까지 열릴 정도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노년이기를 거부하는 부천시 오정구 노인대학 (032 - 682 - 0504) 에어로빅반의 '신세대 할머니' 들. 지난해 전국노인대학 에어로빅대회와 체육대회를 휩쓸었으며 10월에는 제7회 문화관광부장관배 전국생활체조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다.

이들은 5년전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중부노인종합복지회관 (경기도부천시오정구)에 빠짐없이 모여 호흡을 맞춰왔다. 평균연령은 68세. 그러나 노익장 (?

) 을 과시하며 배우는 열기만은 젊은이들 못지않게 대단해 복지회관 대강당을 후끈 달궈놓는다.

노인대학을 이끌고 있는 심금화학장 (64.부천시원미구소사동) 은 "노인이라고 못하라는 법도 없으며 즐기다 보면 육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좋다. " 고 예찬론을 꺼낸다.

지난 94년 4월 오정구 노인대학이 문을 열면서 심학장은 10여년간 배워온 에어로빅이 노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생활체육이라고 생각하고 에어로빅반을 결성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젊은 애들처럼 다리를 내놓고 춤춘다는 것이 생소해 학생들의 참가율은 무척 저조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반원이 아니더라도 교육시간이면 50~60명이 대강당을 가득 메울 정도로 가장 인기높은 과목이 됐다.

노인대학 에어로빅반의 최고령자인 홍수정할머니 (73.부천시소사구심곡동) 는 "에어로빅시간만 되면 허리가 아프거나 어깨가 결리는 것도 싹 잊어버려 살맛납니다. 그러다 보니 생활이 즐거워 져 자식들도 적극 후원해 줍니다. 힘들다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노인들 건강에도 좋다. " 고 자랑이 대단하다.

"평소 할아버지들의 참여율은 높지만 막상 정규회원가입을 권유하면 할머니들보다 부끄러움을 더 탄다. " 며 "올해는 할아버지도 참여하는 남녀혼성팀을 만들 계획" 이라고 심학장은 덧붙인다.

잘못된 만남.월드컵송.꿍따리 사바라 등 템포빠른 음악을 배경으로 에어로빅을 즐기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활기가 묻어나온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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