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저작권 시비 휘말린 '이상문학상 작품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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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순문학출판물로는 보기 드물게 해마다 베스트셀러 수위를 기록해온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이 다시 저작권논쟁에 휘말렸다.

저작권위탁관리업체인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는 문학사상사가 20여년간 39쇄에 걸쳐 펴낸 '1977년도 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 이 김승옥.조세희.이청준.윤흥길씨의 작품을 무단 전재했다며 최근 문학사상사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협회가 첨부한 확인서에 따르면, '서울의 달빛 0장' 으로 77년도 이상문학상을 받은 김승옥씨는 "문학사상사로부터 상금 이외에 일체의 저작권료을 받은 적이 없다" 면서 "출판법에 명시된 3년간의 출판권 존속기간이 지난 후에도 저작권 소유자인 작가의 동의없이 출판행위를 계속해 온 것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 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77년 게재료를 받지 않은 것은 당시 문학사상사 주간 이어령 선생이 상금 속에 게재료가 포함된 것으로 양해해달라고 했기 때문" 이라면서 "이후 저작권을 양도하는 어떤 규정도 제시받거나 동의해준 사실이 없다" 고 덧붙였다.

작년 여름 가람기획이 이상문학상 등 3개 문학상 수상작을 작가의 동의만으로 전재하려다 문학사상사 등 해당 출판사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던 일을 비롯, 그동안 문학상 수상의 프리미엄에 가려져 있던 출판권.저작권 문제가 이제 형사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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