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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헤즈볼라 확전…미 교전중단 중재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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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바알베크 (레바논).키리아트 슈모나 (이스라엘) =외신종합]이스라엘과 레바논 시아파 조직인 헤즈볼라 게릴라 간의 무력분쟁이 확산되고 있어 중동 일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밤 레바논 헤즈볼라 게릴라 거점에 맹폭격을 가했다. 헤즈볼라의 폭탄테러로 군장성을 포함한 이스라엘 군인 4명이 숨진지 수시간만에 이뤄진 보복이었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날 레바논 남부와 수도 베이루트 주변, 시리아 동부 베카 계곡 인근의 헤즈볼라 기지에 1시간30분 동안 수십발의 미사일과 1백발 이상의 로켓포를 발사했다.

헤즈볼라 게릴라 역시 방공포로 응사했으며 이스라엘 북서부 국경 지역에 수십발의 카튜샤 로켓포를 발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은 강력한 응징이 있을 것" 이라고 경고했으며,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프는 "이번 공격이 저항운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 이라고 응전 방침을 천명했다.

헤즈볼라는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이스라엘군에 매복 공격을 가해 지휘관 1명과 장병 7명을 사살했다.

사태가 이처럼 확전 조짐을 보이자 살림 호스 레바논 총리는 미국.프랑스 등에 이스라엘이 공습을 중단하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양측의 교전 중단을 위한 중재 협상에 착수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 주재로 긴급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헤즈볼라 게릴라에 대한 보복 공격 정책을 계속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 활동을 계속키로 결정했다" 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이스라엘군은 적절하다고 생각될 때까지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응할 재량권을 부여받았다" 고 보도했다.

군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의 공격 확대 범위는 헤즈볼라측이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공격을 추가로 감행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왜 싸우나]

레바논 남부지역은 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정착하기 시작한 곳.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 의 정치.군사 중심지다.

이스라엘은 PLO 게릴라들의 공격이 계속되자 78년 레바논 남부지역을 점령, 국경지대에 폭 15㎞에 달하는 띠 모양의 안전지대를 설정했다.

유엔의 요구에 따라 레바논에서 철군한 이스라엘은 레바논 기독교 정당인 팔랑헤당의 군사조직인 기독교민병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재침공, 안전지대를 다시 설치하자 레바논의 시아파 이슬람정당이자 제1야당인 헤즈볼라가 이란.시리아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83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평화조약이 체결되면서 이스라엘은 일단 철군했다가 병력을 재배치했다.

레바논에 3만5천명의 병력을 주둔시키며 영향력을 행사해온 시리아가 철수를 거부한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새로운 제안을 레바논에 했다.

헤즈볼라 게릴라들의 이스라엘 공격을 막는다면 군대를 철수시키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9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결속력을 강화시켜온 레바논과 시리아는 이스라엘군의 무조건적인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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