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936년, C.Z. Jena Olympia Sonnar f2.8/180mm렌즈, 1/2초~1/1250초 금속 포컬플레인셔터.
이 카메라는 움직임이 많은 선수들의 순간을 포착하기에 적합했습니다. 총대를 어깨에 밀착하고 뷰 파인더로 들여다보며 화각을 결정한 뒤, 방아쇠를 당기면 릴리즈 선으로 연결된 셔터가 작동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총대 모양의 어깨 장치는 망원렌즈 특유의 손떨림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손기정 선수가 결승 테이프를 끊던 순간 또한 이 카메라가 담았으리라 추정됩니다.
당시 제작된 4대 중 1대는 훼손됐고, 2대는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카메라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박물관에 이 카메라가 오게 된 것은, 우승을 하고도 한없이 슬픈 표정을 지었던 나라 잃은 한 청년을 기억하라는 뜻이 아닐까요.
이경희 기자
◆한국카메라박물관(www.kcpm.or.kr)=카메라 3000여 점과 각종 렌즈, 유리원판 필름, 사진 인화기 등 1만5000여 점을 소장한 세계적인 수준의 카메라 박물관. 과천시 막계동. 4호선 대공원역 4번출구 뒤편에 있다. 김종세 관장 인터뷰는 6일자 중앙SUNDAY에 실린다. 02-502-4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