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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산 우리정맥] 2. 한북정맥 국망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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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북정맥은 우리가 그동안 지리책에서 배웠던 광주산맥을 가리킨다. 경기도의 최고봉은 화악산 (경기도가평군북면.1천4백68m). 그러나 한북정맥의 지붕은 국망봉 (경기도포천군이동면.1천1백68m) 이다.

나라가 망했거나 외적의 침입을 받았을 때 산속으로 들어가 나라와 임금을 생각하며 울분을 토했던 곳을 옛선조들은 국망 (國望) 이라 불렀다. 임오군란 당시 피난온 명성왕후가 한양을 바라보며 매일 눈물을 지샜던 국망산 (충북충주시.7백70m) 이 대표적인 곳이다.

경기도 포천 국망봉도 궁예와 관련된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포천군지에는 국망봉의 유래에 대해 "철원에 도읍을 정한 궁예의 폭정을 보다못한 부인 강씨가 직간 (直諫) 을 올렸으나 궁예는 오히려 부인을 강씨봉으로 귀양보냈다. 나라가 망하자 궁예는 강씨봉을 찾았으나 이미 부인은 죽고 없었다.

국망봉 정상에서 도성인 철원을 바라보고 통곡한 궁예는 그 후 명성산으로 들어갔다는 전설과 더불어 산명이 붙여졌다" 고 전해 내려온다.

국망봉산행은 주력에 자신있다면 광덕고개에서 시작해 백운산~도마치~신로령~국망봉을 거쳐 정암저수지로 하산할 수 있으나 산행거리가 약 15㎞로 먼 것이 흠이다.

이동면사무소 옆길을 따라 20여분 걸어가면 만나는 정암저수지가 국망봉산행의 들머리다. 정암저수지에서 별장을 지나면 왼편 숲으로 자그마한 등산로가 뚫려있다.

이 코스는 신로봉 (9백99m) 으로 오르는 등산로다. 험하고 릿지등반을 해야하는 부담감이 있어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힘들고 위험하다. 계곡길을 따라 50여분 오르면 삼거리에 닿는다. 계곡 얼음장밑으로는 벌써 봄이 흐르고 있다.

왼편 등산로는 신로령으로 이어지고 오른편 길은 신로령에서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과 만난다.

신로령에 오르면 고개너머로 백운산에서 이어져 오는 능선과 산줄기가 잔물결치듯 밀려온다. 신로봉에서 국망봉까지는 다섯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지만 등산로는 완만한 편. 천천히 걸어도 1시간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국망봉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 화악산이 손짓하고 견치봉 (일명 개이빨산.1천1백20m).민드기봉 (일명 민둥산.1천23m).강씨봉 (8백30m) 등이 남쪽 능선길을 따라 운악산 (9백35m) 으로 이어진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 10여m 내려서면 왼편으로 하산길이 뚫려있다. 40도이상의 급경사길로 군데군데 빙판을 이루고 있으며 20여분을 조심해서 내려가야 빙판길을 지날 수 있다.

정암저수지까지는 1시간10분정도 소요된다. 산행중에는 물을 받을 곳이 없으므로 정암저수지 위편의 계곡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는 것이 좋다.

◇ 맛집 = 이동은 옛부터 갈비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장암리에서 백운계곡으로 이어지는 길가에는 수많은 갈비집이 늘어서 있다. 그중 유난히 등산복차림의 산악인들로 붐비는 곳이 백운산 흥룡사입구에 있는 '백운계곡 송씨네 갈비 (0357 - 535 - 4872)' 다.

28년전 슬레트지붕에 단칸방으로 영업을 시작한 '송씨네 갈비' 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감칠 맛나는 것이 여느 갈비집과 마찬가지지만 도토리묵과 산더덕무침을 푸짐하게 제공한다. 갈비는 1인분 (10대) 2만원이며 시원한 동치미국물에 말아나오는 국수는 2천원을 받는다.

◇ 교통편 = 서울 상봉터미널 (02 - 435 - 2122)에서 장암리까지 시외버스가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8시20분까지 20분간격으로 운행된다. 소요시간은 1시간5분. 편도요금은 3천원.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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