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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TV 드라마 출연하는 영화배우 백종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TV연기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순발력이 필요하단 얘기죠. " 영화 '강원도의 힘' 에서 주연으로 나와 일상의 인물을 사실적 연기로 담담하게 그려냈던 백종학 (36) . 그가 SBS 일요드라마 '카이스트' 에서 물리학과 교수를 맡아 처음으로 브라운관을 두드렸다.

"4회분을 찍었지만 드라마는 아직도 낯설어요. " 촬영장 분위기부터 다르다는 것. "촬영장에 가서 보완해야지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치죠. " 리허설을 오래 하는 영화에 비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순서대로 착착 진행되는 드라마는 촬영 템포가 빠르다는 것. 그만큼 새로운 도전이란 생각이다.

하지만 영화든 드라마든 양보할 수 없는 한가지는 분명하다.

상투적인 연기는 사양한다고. "연기는 결국 자신의 삶과 경험의 한 부분을 도려내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생기는 고통이 크면 클수록 개성 있는 연기가 나오는 거구요. " 대학 (서강대 경제학과) 을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이쪽에서 일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인생이 바뀐 건 뜻밖에 군대에서다.

논산 훈련소에서 연대장 관사병으로 근무하면서 TV에 나오는 영화를 죄다 훑었다.

"군대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외부와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어요. " 제대하고 곧장 뉴욕으로 건너가 미국 시라큐즈 대학원에서 3년간 영화연출을 공부했다.

95년 서울 단편영화제에선 이국 땅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은 '달의 이면' 이란 단편영화를 연출해 '젊은 비평가 상' 을 수상했다.

그런 만큼 처음 연기 제의를 받았을 땐 말 그대로 '황당했다' 는 것.

"막상 해보니까 달랐어요.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본다고 생각해봐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 "연기와 연출이 두 마리 토끼는 아니다" 는 그의 추격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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